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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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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TheStag 조회수 : 774 좋아요 : 1 클리핑 : 0
자기 검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자기 검열은 어떤 표현이나 사상이 불이익으로 이어질 것을 고려하여
스스로 표현을 제한하는 행위
전반을 뜻합니다.
자기 검열은 자기 반성 혹은 성찰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집니다.
자기 성찰은 주체적이고 자발적이며 개인적인 자기 평가라면, 자기 검열은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극히 강요된 행위의 틀이자 그 근원입니다.

우리는 전체주의, 독재를 떠올릴 때 흔히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혹은 조금 멀리 가면 근대 일본, 독일, 이탈리아 같은 주축국들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파시즘은 어떤 사상, 어떤 이념, 어떤 이론을 막론하고 결합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옳으니 모두가 이것만 따라야 한다”라는 생각이 결합된
모든 관념, 철학, 윤리 또한 파시즘으로 변질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파시즘의 결과는 단순히 자기 검열이라는 개인적 행동에 머물지 않습니다.
문화적으로는 사고의 경직으로 이어지고, 연구,창작,학술 활동의 축소를 낳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사상적 경찰국가의 풍경을 만들어갑니다.


반대쪽 이야기도 잠시 해보겠습니다.
한때 안티-페미니즘(이라고 쓰고 병신들로 읽던) 계열에서는
워마드의 상징인 ‘2cm 손가락 모양’을 각종 창작물에서 찾아내느라 혈안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게임, 웹툰, 각종 미술 작품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자신들에게 거슬리는 무언가를 발견하면 커뮤니티에서 토로했고,
기업들은 그에 놀라 해당 상징이 의도되었든 아니든 해명하고 삭제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이런 시대가 건강하다고 느끼실 분들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무속 신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믿음’의 방식이라기보다는, 인간이 영적 존재로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들 중 하나로서,
무속은 매우 아름다운 형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신앙이 죽은 존재, 즉 ‘령’을 두려움이나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 본다면,
한국 무속은 그것을 달래고 돌려보내는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함께”의 사상을 담고 있다고 느낍니다.

가끔 그런 관심으로 인강을 결제해 강의를 듣곤 하는데,
그 시간에 이런 장면이 있었습니다.
저승사자는 남성, 어둠, 현실은 빛이라는 대극 속에서,
여성 무당은 빛으로써 어둠을 대하고 달래는 상징을 이야기하던 교수님이
굳이 “저는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만”이라는 사족을 덧붙이셨습니다.
그때 저는 짜증이 솟구쳤습니다.

저승사자와 무당의 구도가 페미니즘과 무슨 연관이 있길래,
꼭 그렇게 자기 검열부터 해야 하는지.
무속의 포용성과 유연함을 해석하는 일이 왜 페미니즘 혹은 안티페미니즘의 잣대와 연결되어야 하는지.
저는 “무언가를 말하기 전에 미리 무죄를 선포해야 하는 시대”가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손가락은 연인을 쓰다듬는 것으로, 김치는 라면의 궁합으로만 존재할 수 있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JinTheStag
https://stagnvixe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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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톡 2025-10-01 08:29:56
예전 어떤 유명인이 했던 발언이 생각나네요.
난 당신의 사상을 지지하지 않지만 당신의 신념을 위해 같이 싸울 수는 있다. 명언이라고 회자 되지만 이게 무슨 말인지 아직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죠. 교수님 말은 아마 이 느낌이었지않나 생각되네요.
qwerfvbh 2025-10-01 00:51:30
정상은 아닌 시대.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순간  벌떼처럼 달려들어 공격을 가하는 시대. 다름에 댜한 조롱과 폭력이 일상화된 시절입니다. 얼마전 숏커트를 한 편의점 알바생을 페미니스트라고 공격한 남자가 생각나네요. 그런 공격이 가능해진 사회분위기가 빨리 정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월명동오리삼촌왕족발/ 정상적으로 되긴 글렀고 우리만 그런게 아니라 범 지구촌이 다 양 극단 이다 보니 세월이 갈수록 더 교묘해 질거 임
JinTheStag/ 전 둘 다 싫습니다. 한때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어요. 97년도에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불쾌나 분노 대신 전복된 세상의 쾌감을 느꼈다면, 제가 기존 세계에 대해 가진 반감을 짐작하실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페미니즘 중심 PC주의는 결국 기득의 질서를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어떤 올바름도 강요가 되는 순간, 그건 틀린 겁니다. 올바름은 다양성의 지류들 그 자체지, 하나의 대로가 아닙니다. PC의 무지개 깃발이 상징했던 게 바로 다원주의와 다양성이 아니었나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그것만이 옳다”고 말하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권력과 힘의 중독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페미니즘도 PC도 자본과 결탁한 뒤로 급속히 무결성을 잃고, 이익을 탐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성학자,칼럼리스트들이 대거 미디어에 등장해 개소리를 늘어놓던 시기가 바로 그 즈음이었을 겁니다. 어느 다원주의자가 반대쪽 성별을 짓밟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합니까? 여성이 억압받은 세월과 별개로 그건 전장을 연겁니다. 학자라고 이름 붙이기도 쪽팔려요. 그게 여성주의의 전략이라면, 사상전쟁을 애들 총싸움이라 착각한거고, 단지 울분의 표현이었다면, 인터넷 논객으로 머물렀어야할 수준이죠. 그 영상들은 지금도 유튜브에 떠돌며 극우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둘 다 서로를 향해 “너희 탓에 내가 이렇게 됐다”는 지극히 유아적이고 의존적인 싸움만 이어가는 지경입니다. 전 페미도, 안티페미도 둘 다 싫습니다. 한쪽은 지긋지긋하게 싸우다 떠난 연인같은 존재가 됬고, 한쪽은 애초에 극혐이지만, 둘다 인생에서 그닥 엮이기 싫은 부류가 되버렸습니다. 애초에 사상이 논리를 벗어나는 순간 그 가치는 잃어버리는 법이니까요.
Onthe 2025-09-30 23:34:19
필요없는 문장이 덧붙여짐으로써 오히려 강의의 주제까지도 의심하게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생각이 많아지는 글입니다. 잘읽었어요:)
여름은뜨겁다 2025-09-30 22:51:08
단어의 정의 생각전개 경험서술 등 글솜씨가 휼륭하시네요.
저는 어릴적부터 방어적인 화법을 자주 쓰곤했어요.
말로 상처를 받은적인 있는 터라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오해 받기도 싫어고요.
그래서 앞에 사족을 붙여 말을 시작하곤 했죠.
그런데 이 화법이 말씀하신것처럼 표현하고 싶은 말을 하기전 사족이 돼 문장이 길어져 듣는이가 피곤할거라고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화법을 고치고 있는데 n년전부터 남녀갈등 및 불편감을 나타내고 눈치를보며 다른분들도 사족을 붙여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서로를 너그럽게 대하고 유쾌하게 지낼 수 있는 시절이 다시 오길 기원합니다.
JinTheStag/ 오래전, 상처를 입히고 공격하려는 마음으로 늘 글을 써왔던 터라, 님 말씀에 오히려 뜨끔하고 부끄럽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월명동오리삼촌왕족발 2025-09-30 22:21:59
nostalgia  &  Good-old-days  : 님의 마자막 말에 한 표^^
JinTheStag/ 뜬금포긴 한데... 월명동에서 족발집 하시는 겁니까?
월명동오리삼촌왕족발/ 예전 군생활 군산에서 했는데 제 호출 부호 였음
JinTheStag/ ㅋㅋㅋㅋ 그러셨군요. 제가 족발 킬러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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