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에 아주 진심이다
그래서 누군가와 커피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내게 무슨 커피를 좋아하냐 물어보면
뭘 말해야할지 몰라 버퍼가 걸린다
카페 이름를 말해야되나.. 커피 메뉴를?
아님 생두의 원산지나 지역?? 뉘앙스???

대체적으로 나는 산미있는 커피를 좋아한다
카페에 가면 원두를 산미 있는 것과 고소한 것 중에 고르라고 한다
그러면 매번 산미있는 것을 고른다

산미 있는 커피는 늘 호불호가 갈린다
사람들은 커피에서 신 맛이 나는게 이상하다며 싫어하지만
나는 그 속에 숨어있는 꽃향기와 과일향을 좋아한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시큼한 순간 뒤에 남는 게 더 오래가니까
결국 커피는 쓴맛과 단맛, 그리고 그 사이의 미묘한 산미가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성된다

어쩌면 사랑도 그렇고, 섹스도 그렇다
너무 달기만 해도 질리고
너무 쓰기만 해도 지치고
가끔은 시큼한 순간이 있어야 한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산미있는 커피 한 잔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