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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그리고  
7
도온 조회수 : 2030 좋아요 : 1 클리핑 : 1

계절의 탓일까
무기력했던 감정이 움직이기 시작해서일까

감정이 흔들린다. 욕망도 따라 흔들린다.
그는 망설임이 없고,
나는 그 앞에서 주춤거린다.

닮은 구석이 많아서일까
생각도 감정도 성향도 묘하게 닮았다.
서로를 보는데,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익숙한데, 그래서 더 낯설다.

그는
쉽게 다가오는 부드러움이 아니라
조용히 밀고 들어오는 확신 같은 게 있다.

구원인지 파멸인지 모를 감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녹아내린다.
그는 위로처럼 다가오지만,
결국 나를 흔드는 사람이다.

봄을 알기에 겨울이 더 춥다는 걸 안다.
기대는 결국 실망으로 돌아오고,
그 끝엔 언제나 공허가 남는다.

그럼에도 기다리고, 기대한다
어쩌면 그의 저돌적인 확신에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감정은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스며든다.
가볍지 않은 온도로
조용히 내 안을 채운다.

그는 나를 읽는다.
그래서 더 뜨겁고, 그래서 더 무겁다.
남는 건 언제나 잔열 같은 감정뿐이다.

아슬한 줄타기 위에 서 있다.
넘어질까 멈출까 아니면 그대로 흔들릴까
서로가 서로에게 위험한 존재임을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가을 타는 여자사람1의
자기전 아카이브
도온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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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hi51 2025-10-29 23:52:47
세상사는 흑백이 명징하게 나뉘어지기 보단, 회색의 명도 어느 지점이 아닌가.. 싶어요
김봉구 2025-10-27 19:16:33
무언가 위태로운 감정이 느껴지네요.
보통 이런 감정적인 느낌의 글을 잘 보지는 않지만
오늘은 끌리듯이 들어왔다가 읽고, 남기고 갑니다.
힘 내요.
도온/ ㅎㅎ 감사합니다 오늘도 힘내시길~!
3분짜장 2025-10-27 10:02:43
온기가 필요한 요즘
설레고 계시는군요
도온/ 셀렘..이란 단어가 맞을꺼 같아요
우주의기운 2025-10-27 09:59:10
가을 감성에 딱이네요!
도온/ 저 가을 타나본데요 ㅎㅎ
송진우 2025-10-27 07:21:22
뭐라 해야할지 모를만큼 글을 잘 쓰셨네요. 난 언제쯤 이런 글을 쓸수 있을려나..?
도온/ 오 아닙니다..그냥 생각 정리겸 쓰는 글이에요 생각이 워낙 많아서 ㅋㅋㅋ
Onthe 2025-10-27 05:08:59
내 인생을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같은 사람이 있었어요.
나의 애매모호함과 달리 확신을 가진 사람. 그래서 끌렸던 사람..도온님 글을 보니 떠오르네요...
도온/ 정말..딱 그 대사가 너무 찰떡입니다..ㅋㅋㅋ
홀리데이아 2025-10-27 00:34:54
글 잘 쓰신다...
도온/ 감사합니다..가끔 글쓰러올게요 ㅋㅋ
홀리데이아/ 자주 오세요 ㅋㅋ
월명동오리삼촌왕족발 2025-10-26 22:59:09
"하나의 마음은 조화만으로는 다른 마음과 연결되지 않아. 대신, 그들은 상처를 통해 깊이 연결돼. 고통은 고통에, 연약함은 연약함에 연결되지. 슬픔의 울음 없이는 침묵이 없고, 피 흘림 없이는 용서가 없고, 극심한 상실을 겪지 않고서는 받아들임이 없어.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본에 있는 거야.
-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관계와 상실에 관한 유명한 단문 에세이 -
도온/ 생각이 많아지네요..음 너무 비슷해서 일까
월명동오리삼촌왕족발/ 같은 시공간에서 컬쳐공감 좋다고 봄, 특히 커뮤 안에선. 편한 랜선 친구라고 생각 하시길^^
다정다감남 2025-10-26 22:37:43
도온님 글에, 아니 덕분에~ 하루를 잘 마무리 합니다.
감사합니다!
도온/ 아이고.. 감사합니다 ㅎㅎ
공부를잘하게생긴나 2025-10-26 22:36:16
감정을 꾸밈없이 쓰는 글은 항상 좋아요!
도온/ 담백하게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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