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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탓일까
무기력했던 감정이 움직이기 시작해서일까
감정이 흔들린다. 욕망도 따라 흔들린다.
그는 망설임이 없고,
나는 그 앞에서 주춤거린다.
닮은 구석이 많아서일까
생각도 감정도 성향도 묘하게 닮았다.
서로를 보는데,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익숙한데, 그래서 더 낯설다.
그는
쉽게 다가오는 부드러움이 아니라
조용히 밀고 들어오는 확신 같은 게 있다.
구원인지 파멸인지 모를 감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녹아내린다.
그는 위로처럼 다가오지만,
결국 나를 흔드는 사람이다.
봄을 알기에 겨울이 더 춥다는 걸 안다.
기대는 결국 실망으로 돌아오고,
그 끝엔 언제나 공허가 남는다.
그럼에도 기다리고, 기대한다
어쩌면 그의 저돌적인 확신에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감정은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스며든다.
가볍지 않은 온도로
조용히 내 안을 채운다.
그는 나를 읽는다.
그래서 더 뜨겁고, 그래서 더 무겁다.
남는 건 언제나 잔열 같은 감정뿐이다.
아슬한 줄타기 위에 서 있다.
넘어질까 멈출까 아니면 그대로 흔들릴까
서로가 서로에게 위험한 존재임을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가을 타는 여자사람1의
자기전 아카이브



보통 이런 감정적인 느낌의 글을 잘 보지는 않지만
오늘은 끌리듯이 들어왔다가 읽고, 남기고 갑니다.
힘 내요.
설레고 계시는군요
나의 애매모호함과 달리 확신을 가진 사람. 그래서 끌렸던 사람..도온님 글을 보니 떠오르네요...
-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관계와 상실에 관한 유명한 단문 에세이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