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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같은 박자로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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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온도를 믿는다. 말이 길어질수록 한 박자 물러서고, 박수 대신 고개로 템포를 맞춘다. “왜 그렇게 말해?”보단 “그 말이 내 안에서 이렇게 울려”라고. 우린 먼저 리듬을 맞추는 사람들이다. 가끔은 숨을 고르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심장이 빨라질 때, “나 지금 좀 당황했어. 한 박자 쉬어갈까?” 우리는 성인이고, 시작과 멈춤을 언제든 말로 건넬 수 있다. 멈춤은 단순하게—“스탑”, 손끝의 가벼운 터치, 고개 한 번. 비밀은 우리 둘만의 코트룸에 조용히 걸어 둔다. 나는 느린 템포의 사람이다. 포옹으로 박자를 잡고, 키스로 프레이즈를 넘긴다. 손길은 서두르지 않는다. 너의 표정이 “괜찮아”라고 말할 때에만 다음 구간으로 간다. 깨끗한 저녁, 정돈된 공간, 오래 머무는 애무, 그리고 끝난 뒤 잠깐의 물 한 잔과 담요, 서로의 숨이 다시 고르게 되는 시간까지 좋아한다. 원하는 건 간단하다. 합의 위에 쌓이는 호기심, 테크닉보다 오래가는 배려, 둘이 만든 리듬이 방 안을 천천히 채우는 순간. 말로 다 못 담은 마음이 손끝에서 완성되는 밤. 우리의 속도가 비슷하다면, 너의 이야기 한 줌—나이, 사는 곳, 좋아하는 리듬 몇 줄, 불편한 동작에 대한 분명한 표식. 나는 그 위에 나의 온도를 조심스레 얹겠다. 몸과 마음이 무리 없이 춤출 수 있도록, 우리는 서로의 경계를 먼저 기억하자. 기억은 우리 둘의 눈빛에만 남기고, 준비는 단정하게, 배려는 끝까지. 그리고 우리가 같은 비트를 오래 듣게 된다면, 나는 이렇게 낮게 청할 거다. 이 밤, 같은 박자로 더 가까이 춤춰볼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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