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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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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끔 눈물이 나. 그 눈물은 어떤 슬픈 일이나 눈물을 보일만한 일이 아님에도 하염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심지어 감정까지 알싸하게 요동쳐. 눈물은 참을 수 없을만큼 눈가를 적시는데 그 눈물의 이유나 의미를 찾기란 쉽지가 않아. 그냥. 그냥 그렇게 눈물이 날 때가 있어. 그럴 때는 그 눈물의 이유를 찾기 보다는 나를 돌아봐. 내가 왜 이렇게 이유없이 눈물을 하염없이 참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또 그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 가끔은 그렇게 이유없이 눈물로 격해지는 감정이 알싸하게 내 몸을 감싸면 스트레스 같은 것이 조금은 해소되는 느낌이야. 어느순간에는 펑펑 소리내어 울고 싶다는 감정이 들기도 해. 그때쯤 되면 나는 눈물의 원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 눈물이 주체가 되어 다른 것들을 떠올려. 앞뒤가 거꾸로 됐지만 상관 없어. 내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어떤 때' 내가 눈물을 펑펑거렸던 '그 때' 그 시간들을 소환하면 그때서야 비로서 눈물이 더 반갑게 느껴져. 무언가로 인해 스스로 감정을 속이지 않는모습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 반갑고 대견해. 웅..정말이야. 대견해. 이런 눈물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그렇게 눈물이 날때 나는 종로와 대학로와 동대문과 막걸리와 남산을 떠올려.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어느새 눈물이 마르겠지만 그 마른 눈물은 그 생각들이 계속 이어지면 금새 눈물의 이유와 의미가 충분해져. 그때 그 시간들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간절해지는 순간이고 내 눈물이 감히 멈추지 못하는 시간이야. 아직도. 아직도 내 눈물의 감정이 있다는 것에 안도해. 그리고 무엇보다. 내 감정이 그 어떤 때와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스스로 으쓱해져. 이제는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시간속의 감정들로 인해 고스란히 소환되는 내 감정들이 아직도 나무처럼 그 자리에 변함없이 그렇게 서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스스로의 대견함을 칭찬해. 오늘도 여지 없이, 아니 이유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치면서 그 때 그 시간들을 소환하고 그 눈물을 대신하고 있어. 잘 지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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