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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보고싶은 사람 (안 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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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언젠가의 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 남편한테 사랑 한 번 받아본 적 없다는, 그래서 손 붙잡고 걸어다니는 젊은 부부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우시다는 순임씨의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늙어서도 손 꼭 잡고 다니자, 우리 애기 죽을 때까지 많이 예뻐해줄게 하며. ’나는 너보다 딱 일 년만 더 살게. 그래서 제사는 지내주고 네 옆으로 갈게.‘ 라는 말을 하며 글썽이는 눈을 보고 나는 심장이 내려앉았다. 우리는 대체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걸까? - 이 이야기에 나오는 순임씨는 재작년에 98세셨으니까 살아계시다면 올해 100세일 것이다. 그 누구도 이제는 순임씨의 이름을 불러드릴 것 같지 않아 내가 불러 드리겠다고 했다. 무화과 철에는 제철 무화과를 깎아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셨다. 종이컵 한 잔 양의 커피에는 설탕스틱을 세 개는 넣어야 했다. 그 작은 호의 하나가 인절미떡 한 팩과 오렌지 다섯 개로 돌아왔다. 곧 죽어도 받기만 하는 꼴은 못 보는 양반이셨다. 주말이 되기 전 금요일에는 꼭 문 앞까지 나가 배웅을 해드렸다. ”월요일에 또 꼭 나오셔요. 놀러오셔요 아셨죠?“ 하면 그러시겠다며 지팡이도 짚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셨다. 내가 마지막 일을 하는 날에는 ”오메, 보고 싶어서 어째. 오메...“ 하며 눈물을 흘리시는 순임씨를 안아드리며 나를 기억해주시기를, 20년 전에 머물러 계시는 순임씨의 세계에 나를 조금은 끼워넣어 주시기를, 하고 바랐다. 이사를 오고 나서는 순임씨의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유난히 추운 동네인 걸 알기에 문득 불안한 마음이 스쳤다. 퇴근하자마자 동사무소 복지지원과에 전화를 걸었다. 백 세의 순임씨는 아마 내가 아는 순임씨가 유일했을테니까. 어렵지 않게 조회가 된 것 같았다. 가족이 아니라 개인적인 정보는 알려줄 수 없지만 아직 생존해 계신다는 답변을 받았다. ‘자기야 이번 설에 같이 좀 올라가자. 나랑 같이 순임씨 좀 만나러 가자.’ 했더니 두 말 않고 그러자, 하는 그 사람. 자면서도 잠꼬대로 ’가자. 꼭 같이 가자‘ 한다. - 우리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 그러자. 그리고 다시 태어나서 또 만나자. - 그럼 다음엔 학교 다닐 때 만나자. 아니 유치원 때! - 그래. 그리고 학교도 같이 가자. - 응 그러자.. 순임씨를 만나면 단 빵도, 딸기도, 좋아하시는 콜라도 사 드려야겠다. 그러면 빨리 자식 낳으라고 또 잔소릴 하시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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