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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좀 걸었다.
응달에 부는 바람이 좋아
걸치고 있던 바람막이를 벗고 두팔을 들어올렸다.
이미 바람막이 안에서 촉촉히 젖어있던 나의 겨드랑이의 땀은
4월 봄바람에 조금씩 말라가며 대기에 흩어졌다.
내 뒤에서 불어와 내 앞으로 지나가는 바람
그 바람에 실린 나의 페로몬은
내 앞을 걸어가던 젊은 여성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뒤돌아 보게 했다.
이내 그 여성은 검은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뒤돌아 보았다.
" 어머 난 몰라... 이 냄새..."
쓰러질 듯 나에게 뛰어오며 내 어깨에 손을 얹고 겨드랑이에 얼굴을 파묻어 비벼댔다.
" 후우웁.. 쓰후흡... 아 몰라 이 냄새...... 하고싶어...."
나는 그 여성의 머리통을 팔로 감싸 세게 조르며
" 명심해, 한번만이야."
하고 나즈막히 말했다.
" 제 이름은 명심이에요.... 어머 몰라...."
명심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무릎이 닿을 정도였다.
" 가을도 아닌데 어디서 은행 똥내가 나네."
하며 할아버지가 명심이와 나의 옆을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