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벚꽃 한 잎 붙인.  
0
아저씨펌 조회수 : 2307 좋아요 : 0 클리핑 : 1
오랫만에 이 곡을 이렇게 듣는군요.
처음 그치의 노래를 듣고 당신 벨 소리로 저장하면서 몆 번을 다시 들었더랬지요.
라라. 라라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
이 후렴구. 당신처럼 종일 내 머리 속의 방에서 나오질 않던 날.
그 방에는 하얀 침대와 벌거벗고 세상의 첫 날 처럼 꼭 안고 있던 우리와 이 곡 만이 있었지요.
곡은 절정으로 치닫고 난 당신이  으스러지도록 발끝까지 감싸 안습니다. 곡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 체온의 떨림처럼,
지금 다시 문을 열어 본 그 방에는 당신의 체취가 봄바람에 안긴 벚꽃처럼 날리고 있네요.
출근길, 차창에 붙은 벚꽃 한 잎만 바라보며 운전한 내 마음을 이제는 알겠나요?

어제 내가 말한 조용한 사랑이 이런 것일 수도 있어요. 참 곤욕스런 사랑이다 싶지만. 당신말대로, 하루쯤은, 남자이기에, 나 또한 그런 날이 있는 거지요.
요즘 느낀다며 이해가 사치라는 당신 말. 봄나물 같아요. 냉이나 달래 특유의 알싸한 맛. 큰 대접에 뜨겁고 하얀 밥과 윤기 흐르는 찰고추장을 한수저 턱 떨구고 서걱 서걱 젓고 비벼서 한 입 크게 물어 씹으면 목 넘기기 직전 찾아와 코 끝에 맺히는 봄의 생기, 그 알싸함이란!
사치스런 맛일 수는 없지 않겠어요?
봄은 세상의 모든 사치를 허용하는 계절입니다. 그러니.
당신도 허락 해 주세요.
당신의 사치를,
나의 사랑을.
나만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아저씨펌 2016-04-12 10:11:28
YouTube에서 'Ben Folds - Still' 보기 - https://youtu.be/ShBzUK4rnI8
1


Total : 36720 (1/183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레드홀릭스 개편 안내 [1] 섹시고니 2024-06-18 1934
[공지] 카카오 오픈 단톡방 운영을 시작합니다. (22년2월25일 업데이.. [438] 레드홀릭스 2017-11-05 227091
[공지] (공지) 레드홀릭스 이용 가이드라인 (2021.12.20 업데이트).. [364] 섹시고니 2015-01-16 337439
36717 본인의 취향을 알고 계시나요? ㅠㅠ new 츄chuu 2024-10-08 14
36716 속옷짤 ㅈ틱ㆍ (약후입니다) [8] new 인천서구92 2024-10-07 703
36715 궁금합니다 [3] new 궁금해보자 2024-10-07 319
36714 광어 지느러미살 맛의 보지 [3] new seattlesbest 2024-10-07 749
36713 옛날에 만남했던 여성분 생각나네요 [3] new 인천서구92 2024-10-07 667
36712 남자 찌찌!!!!!!!! [9] new 딸기맛 2024-10-06 990
36711 [사진 시리즈] 주말 마무리 힐링하세요 [4] new lmny 2024-10-06 847
36710 힐링하고가세요 [2] new mydelight 2024-10-06 638
36709 질싸로 느끼는 섹스 후의 여운 [7] new Kaplan 2024-10-06 1537
36708 전시회, 연극 추천 부탁드려요 : ) [7] 3인칭시점 2024-10-05 637
36707 잘하는 여자와 [6] 강차돌 2024-10-05 1190
36706 미시들은 젊은 남자 좋아하나요? [1] 탕탕후루 2024-10-05 920
36705 오랜만에 [5] Snowgirl 2024-10-04 1713
36704 최애 하시는 국내 여행지가 어디실까요?? [12] 블랙아머 2024-10-04 1184
36703 익명성에 대한 바람. [11] 3인칭시점 2024-10-04 1883
36702 ㅎㅎㅎ [5] 365일 2024-10-04 873
36701 홀린이 인사올립니다 [2] 궁금해보자 2024-10-03 681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