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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 더러운 정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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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neElse 조회수 : 3052 좋아요 : 1 클리핑 : 1

제목은 정의감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비겁하고도 평범한 일상에선 아무 것도 아닌 일 일지도 모릅니다. 

신임 이사와 함께 소주 한 잔을 지리하게 끌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목격하고,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잘생긴 남자 하나와 평범한 여인네가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었죠. 

술기운이 가시지 않았던 이유로 평소 마시던 카스를 제쳐두고, 클라우드 병맥주 2병과 담배 한 갑을 챙겨넣은 비닐 봉지가 손에 들려 있었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맥주 두 병을 처단(?)하고 잠들어야한다는 의무감에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죠.

멀쩡하게 생긴 놈, 아니 잘생긴 놈팽이 하나가, 한 여자를 죽도록 때리고 있었죠. 
목을 조르고, 발로 걷어차고, 주먹이 순식간에 서너차례 여자의 얼굴을 좌우로 때리고 있었습니다. 

비닐 봉지에 담긴 맥주가 딸랑 거리는 소리는 제쳐두고, 미친 듯 두 사람을 말렸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왜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약자를 구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단지 이것은 옳지 않으니 옳게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을지.... 
어느 순간 왜 말리기 시작했는지, 
무엇을 위해서 말리기 시작했는지는 몰랐지만, 
단순히 누군가가 이유도 모른체 맞고만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말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전혀 알지 못하던 두 사람의 싸움을 말렸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하나는 죽어 나갈 것 같았거든요.
강한 주먹질과 발길질을 내던지는 남자의 한 번 한 번은 여자를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여자의 격렬한 반항은 안타까웠기 때문이죠. 

그런데, 주먹질을 하던 두 사람의 대화는 정말 믿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은 정말로 서로 사랑하던 사람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둘은 사랑하지만 부모님간의 갈등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 갈등을 정리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싸움이 시작됐고, 
그로 인해 주먹질까지 이어졌더군요.

굉장히 더럽고, 우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죽일 듯이 싸우는 것일까?

싸움을 말릴 수 없는 한계라 느꼈고,
결국엔,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로 지독했던 남자는, 출동한 경찰에게... 순순히

"내가 저 여자를 때렸소!"라고 외칩니다.
여자는 땅바닥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은지 5분이 넘게 지나버렸습니다. 

그리고, 난 경찰에게 그 둘에 대한 설명과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섭니다.

?이미 경찰에 넘어간 사건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지 않았고,
경찰들 역시도 어서 집에 돌아가라는 이야기 밖엔 할 수 없었으니...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기에, 
그냥 내버려 두면 그 뿐입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를 애뜻함.. 혹은 연민이 남아서 자꾸만 생각 나네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랑'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을까?
'사랑'이란 것이 무엇일까?
과연 '사랑'이라는 말의 결과는 어떤 것일까?

그냥 내버려뒀어야 할까요?

내 일이 아니니까... 
남의 일이니까...
내가 무엇을 한다해도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

때묻은 정의감은 답답함으로 남습니다.

de Dumb square
NOoneElse
덤덤 입니다.
de Dumb square는 "Dumb 의 제곱(square) 즉, Dumb Dumb"으로 부터라는 의미. 뭐 그냥 두 배쯤 멍청하다는 의미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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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방 2016-04-19 09:21:54
어쩜...우리는
첫 시작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잘못 배운게 아닐까요!
내것이어야 하고 나와함께 아니면 적인것 같고...서로 다름을
이해할 생각조차 없으며 스스로는 평범산 사고방식의 상식적인 사람이다 라고 잘못 알고있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저 또한 그중의 하나.세상탓 하는건 아니지만 가진것의 비해 의식은 노예를 벗어나지 못한 삶. 과정은 무시당한채 결과만 좋으면 나쁜것도 이해되는 세상...주저리 주저리 떠들어 봅니다
차가운매너 2016-04-19 09:07:37
그 사람들 입장을 자세히 모르니 누가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말리신 건 잘하셨네요. 되려 화를 입을 수도 있었을텐데 더 큰 사고가 생기기 전에
잘 하신 거 같습니다. 조심하셔야 되요. 그나저나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저도 이해가 안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폭력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하다니요......
동글동글이 2016-04-19 04:06:05
읽다보니 먹먹해지네요.
사랑하는 사이가 해결책을 찾지못해서 주먹질까지 갔다.... 하... 저로선 그분들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드네요.
사랑한다는건 그사람이 나로 인해 행복하면 좋겠다 인데, 서로 상처만 주고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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