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오늘 밤이 되서야 커피잔을 엎다.  
0
아저씨펌 조회수 : 1880 좋아요 : 1 클리핑 : 1
어제 당신과의 블랙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당신을 내려주고 혼자되어 돌아오는 길부터, 난.
껍데기만 남은 듯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았어요.
껍데기는 가라. 그리 외쳤던 내가.
껍데기가 되버리다니.
당신은 날 이렇게도 만들 수가 있군요.

내 안에 작은 핏방울과 내 안에 옅은 색깔의 생각까지
당신이 다 가져간 듯 했어요. 그래요. 당신은.
나를 훔치는 사람.
내가 나인지 모를 모습까지 풍랑처럼 흔들어 다 끄집어 내놓구는
당신의 작은 호리병에 쭈욱 빨아 들이는 사람.
어둠이 내리고 달 같은 가로등이 듬성 듬성 마음을 밝히면
키스처럼 강렬한 주문으로 당신의 노예인양 
훔쳐 두었던 나의 짐승을 불러내는 당신의 본능.
두꺼운 쇠고랑에 손과 발이 묶인 난 당신의 머리 긴 노예.
그러나 나의 속박을 풀러 당신에게 채우는 그대가.
나의 노예, 나의 주인, 내 용암같은 사랑입니다.

커피를 엎지르고.
탁자위에 고인 커피에 비친 당신의 미소는 훔쳐내질 못하고
멍하니 그 안으로 다이빙 하듯 빠져들어만가는.
나.

당신.

우리의 사랑.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또해영 2016-06-05 21:28:27
귓가에 속삭이듯 써 내려간 고백이 참 달달하고 좋아보이네요 ~^^
아저씨펌/ 언제까지 해영~ 커피 살 때까지영~~ 또해영님 ^^ 감사합니다~
1


Total : 37015 (1/1851)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레드홀릭스 개편 안내 [1] 섹시고니 2024-06-18 2654
[공지] 카카오 오픈 단톡방 운영을 시작합니다. (22년2월25일 업데이.. [445] 레드홀릭스 2017-11-05 229657
[공지] (공지) 레드홀릭스 이용 가이드라인 (2021.12.20 업데이트).. [373] 섹시고니 2015-01-16 342743
37012 수채화같은 소감이며 한편의 산문시입니다 new lately 2024-12-13 180
37011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 전문 [1] new 섹스는맛있어 2024-12-13 113
37010 그저 신의 물건.. new tailless_sna 2024-12-13 164
37009 공동구매 마감되었습니다. new 레드홀릭스 2024-12-12 359
37008 장갑하나만 사주세요 [4] new 오일마사지 2024-12-12 536
37007 내 생에 꼴릿했던 순간들 [4] new Kaplan 2024-12-12 668
37006 항문 자위를 시작했어요 [2] new 그분 2024-12-12 1071
37005 내 모든걸 보여줄수있는 분 계셨으면좋겠다.. [1] new 인천서구92 2024-12-11 677
37004 변태. new 바람속에서 2024-12-11 869
37003 오운완 [5] 지발유 2024-12-11 1628
37002 행운 & 행복 [10] spell 2024-12-10 1800
37001 운영진에 건의 제시도 여기 자게에서 하면 되나요?.. [1] STwannabe 2024-12-10 691
37000 파트너찾고싶당 Youn12 2024-12-10 863
36999 알고 만났지만... [1] 바람이분다요 2024-12-10 920
36998 hi Seoul [31] 사비나 2024-12-09 2476
36997 밤 11시에 먹는 아이스크림 [2] seattlesbest 2024-12-09 582
36996 1비트 헤는 밤 [7] 체리페티쉬 2024-12-09 707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