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편지. 매미와 마시는 아메리카노.  
0
아저씨펌 조회수 : 1487 좋아요 : 0 클리핑 : 0
이렇게 실눈을 떠야 할 정도의 햇빛이 거리를 가득 채우면.
정말이지요. 오로지 바다 뿐 다른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손에 쥔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풍미도 바닷바람이 실고 오는 비릿한 짠내보다 못할 것만 같지요.
건물이 길게 내준 그늘 안에 숨어 차를 대고 창문을 다 열어 매미소리를 맞아요. 라디오 볼륨을 줄이면 아침으로 햇빛을 먹은 매미의 울음 소리만이 이 세상의 모든 소리 같아요.

바다와 매미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나요?

어느 해변이 있지요. 초승달 모양으로 모래가 길게 들리운. 달보다는 작은 해안이라 둘이 손잡고 걷기에 그만이구요 모래 해안 뒤로는 바오밥 나무들이 태양을 향해 솟아있어요.
바오밥 나무 등걸마다 동굴같은 공간이 있어서 여기 사람들은 거기서 잠을 잔답니다. 그 나무 등걸집에서 누군가는 커피를 팔고 누군가는 세탁을 하고 흰 옷을 다리며 누군가는 칵테일을 만들어 내는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사람들이 다 매미처럼 생겼어요. 오 맙소사. 네 여기는 매미들이 운영하는 맴맴 해수욕장입니다.
매엠 맴맴. 여기서 휴가를 보내려면 몆가지 단어를 배워야 해요. 이를테면 생맥주는 맹맥. 입니다. 화장실은 매쉬맥이구요.
사랑해 라는 단어는 메~~음. 이랍니다. 성조는 없는데 ~~부분을 얼마나 잘 떨면서 얘기하느냐에 따라 감정의 느낌이 달라진다 하니 연습이 좀 필요하겠군요^^
당신과 여기서 일주일을 보낼 생각인데. 너무 길까요?
하지만 난 짜릿하네요.
바닷가에 몸을 담근채 매미사람이 요리해주는 씨푸드를 먹고 그들의 대화 소리로 가득한 여름이라니.
분명한 건 덥지는 않겠다 입니다 ㅎㅎ

일요일 아침 이런 상상 한 조각과 아메리카노 한 잔이 좋아요.
당신의 미소도 덤으로 보이구요.
땀방울을 스다듬으며 바람도 반가워 해요. 매주 일요일이면 여길 오지 않을 수가 없다고. 아. 이런. 수줍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당신은 어떤 미소로 나를 볼까요.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은 차안에 남겨 둘까해요. 차안에서 마르면 긴 향으로 남겠지요.
여름 밤. 당신이 남기고 간 향기처럼.

내게.
여름의 향기는 이렇게 시작 되겠습니다.



PS.  자기야~ 메~~~~~~~음! ♡
아저씨펌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따뜻한햇살 2016-07-10 11:55:22
한 마리 매미가 되어...
아저씨펌/ 벌써! 매미의 여름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전 요새 매미처럼 나뭇잎 속에 숨어 살고 있어요~
따뜻한햇살/ 네~ ㅎㅎ 한 마리 숫매미가 되어 암매미를...... 남자의 운명인가 싶네요~~
1


Total : 37031 (1/185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레드홀릭스 개편 안내 [2] 섹시고니 2024-06-18 2680
[공지] 카카오 오픈 단톡방 운영을 시작합니다. (22년2월25일 업데이.. [447] 레드홀릭스 2017-11-05 229901
[공지] (공지) 레드홀릭스 이용 가이드라인 (2021.12.20 업데이트).. [374] 섹시고니 2015-01-16 342931
37028 어딜가나 다똑같군요ㅋㅋㅋ [2] new 뚱뚱한흔남 2024-12-15 160
37027 탈주 [2] new 늘봄 2024-12-15 413
37026 찐따(?)와 대화시 주의사항 [12] new 키매 2024-12-14 484
37025 첫경험 [5] new dojun6363 2024-12-14 487
37024 수면 붕괴 [7] new 라라라플레이 2024-12-14 312
37023 질 오르가즘2 [14] new 211130 2024-12-14 823
37022 가입인사 드립니다. new 파닭 2024-12-14 105
37021 아...체중 관리부터 해야겠습니다. [3] new 송진우 2024-12-14 417
37020 오운완 [2] new 알았던 2024-12-14 365
37019 이런 플을 선호하진 않지만... [2] new 너에게나는 2024-12-14 467
37018 질 오르가즘 [6] new 211130 2024-12-14 747
37017 계륵 Is 뽀삐 (feat. 내가 당해...ㅆ ) [4] new 쁘이짱 2024-12-14 537
37016 관전클럽 가보신 분 계신가요? [2] new 하루하늘 2024-12-14 305
37015 오늘 가입했습니다 new 하루하늘 2024-12-14 118
37014 대전인근에서 마사지초대 원하시는 분?? new 별하 2024-12-14 314
37013 뚱뚱한키큰흔남입니다. [6] new 뚱뚱한흔남 2024-12-13 681
37012 무제 [29] new 사비나 2024-12-13 1556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