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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조용한 오후를 흔드는 전화벨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익숙한 전화번호. 막내고모였습니다.
"어, 고모 왠일이야?"
"ㅇㅇ아 00이 결혼할 것 같다."
"...!? 고모 뭔 소리야??"
" 지금 상견례하러 왔어. 엄마 좀 바꿔봐."
수화기를 어머니에게 전달하자마자 뭔가 다급하면서 화기애애한 대화가 끝나고
조용히 수화기를 내려놓으신 어머니.
"뭐야, 사고쳤대?"
"아니, 그건 아니고 남자 본가가 포천인데 막내고모내 그쪽으로 상견례 갔데."
"00이 나이가 몇 살이었지? 22살이었나? 남자가 몇 살이길래 이렇게 서둘러?"
"28살인데 같은 회사 사람이란다. 전에 만나던 애는 아니래. 하여튼 여자애들은 빨리 간다니까. 울 아들은...."
느껴집니다. 어머니의 죽창 끝같은 시선이 흐려진 말 끝을 타고 날아오는 모습이.
"어흠. 다 각자의 인생이 있는 거지. 안그러우 엄마?"
전 조용히 거실에서 제 방으로 들어와 살며시 문을 닫고 자리에 누워 생각해봅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하나...
레홀분들 전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허나 아무 방법이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