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상상놀이터 15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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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신랑 조회수 : 5160 좋아요 : 1 클리핑 : 0
며칠이 지났다.
이젠 민우도 감기가 다 나아서 어린이집에 잘 다니고 있다.
이번 주말이 민우 생일이다.
민우가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고 싶어 한다.
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한다고 칭얼거린다.

‘우리집엔 여자가 없는데 어떻게’ 라고
말 해주고 싶었지만 그게 아이의 잘못은 아니니까.
아이는 그런것과는 상관없는 평범한 어린아이의 생각으로 자라고 있다.
큰 숙제를 받은 느낌으로 며칠을 맘속이 무겁다.

“민우야, 너 생일날 친구들 초대하고 싶어?”
“응, 다른 친구들도 다 그렇게 해.”
“우린 상황이...아니, 그래. 그럼 어떻게 해주면 되는건데?”
“뭐 케잌하고 내가 좋아하는 고기하고 친구들과 먹을 수 있게 해줘.”
“그래...알았어.”
대답은 했지만,
난 음식을 전혀 할 줄 모른다.
민우가 좋아하는 김치볶음밥, 계란볶음밥, 김치찌개, 계란말이
정도가 전부다.
인터넷으로 불고기 만드는법을 찾아봤지만,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우미 선생님은 음식봉사는 하시지 않는다.
‘어떻게 할 까.‘

금요일 저녁, 퇴근을 서두른다.
민우와 마트에서 장을 보기로 했다.
마트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민우야, 우리 뭘 사야하지?”
“고기, 햄, 과자, 음료수, 그리고 케읶.”
“고기? 불고기에 고기만 들어가는게 아닐텐데.”
“몰라, 난 그런건 아빠가 알아서 해줘야지.”
“야, 아빠도 남자거든? 남자가 그런걸 다 어떻게 알아?”
“핸드폰으로 검색해보면 알잖아.”
“......”

우선은 빈카트를 갖고 마트로 들어갔다.
과일과 야채코너부터 시작되는 마트의 마켓팅 동선에 따라
돗을 하나 올린 배처럼 목적지 없이 이리저리
사람들의 움직임에 휩쓸려 다니며 무작정 익숙한 것 들부터 카트에 담았다.

한참을 그렇게 장을 보고 있는데,

“어, 정빈이다”
‘정빈이...정빈이...아, 그 소아과에서...’

막막했던 나의 머릿속에 한줄기 빛이 비추는 것 같았다.

“정빈아, 너도 마트왔어? 뭐 사려고?”
“민우야, 난 엄마랑 장보러 왔어. 넌?”
“난 아빠랑 내일 우리집에서 내 생일파티에 먹을거 사려고.”
“아, 너 내일 생일지? 몇시까지 가면 돼?”
“넌 아무 때나 와. 나랑 놀자.”

난 아무 준비도 못하고 있는데,
민우는 벌써부터 생일잔치를 시작하려 한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먼저 말을 건내어 주었다.
여전히 몸매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타이즈에
오늘은 짧은 핫팬트를 입었다.
가슴골이 훤히 보이고,
지금 입고있는 브래지어가 레이스가 이쁘다는걸 보여 주듯,
흰 반팔 면티에 슬리퍼를 신고 있다.
‘발가락이 이쁘다.’

상상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주름이 잡혀 짙은 색의 그 핫팬츠 가운데 부분이
유독 나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그 몸에서 눈을 띄기가 싫을 정도로 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뭐 해. 정빈이 엄마가 인사하잖아.”
“어? 어... 아, 안녕하세요.”

“아줌마, 아줌마는 불고기 만들 줄 아세요?”
“어? 불고기? 그럼...근데 그건 왜”
“내일이 제 생일인데요, 아빠가...”

‘이놈이 지금 무슨말을...’
나도 모르게 민우의 입을 내 손으로 막아버렸다.

“아, 아닙니다. 미안합니다, 애가 아직 어려서....신경쓰실 거 없으세요.”
“아빠, 왜 아빠는 만들 줄 모른다면서, 그럼 난 내일 친구들하고 케읶하고 과장만 먹어?”
“야, 민우야 재료 다 샀잖아, 내일 아빠가 만들어 준다니까.”
“처음 해보는건데 그걸 어떻게 먹어?”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장은 다 보신거세요?”
그녀가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온다.
“네? 아, 네...뭐 대충...”
“불고기를 하신다구요? 어디 제가 한번 봐 드릴까요?”
“네? 아니 그게 저...”

시험을 본 아이가 채점을 받는 기분이랄까.
창피하고 쑥쓰러웠다.

정리가 되지않아 여기저기 이리저리 섞여있던 카트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위치도 위로 갈것과 아래로 갈 것을 정리해주는 손길에 난...

마치 어릴적 엄마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누워 있으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엄마의 손길에 온몸에 퍼지는 그 나른함같은
잠을 자고 싶어지는 그 편안함이 내 온몸을 만져주는 듯 한 느낌에
머릿속은 멍 해지고, 다리는 풀려 주저앉고 싶었다.

“어머, 이 고기는 불고기감이 아닌데, 장조림 할 때 쓰는 고기예요.”
“네? 아...그게...어...”
“고기음식 안해보셨나 봐요.”
“우리집에선 고기 먹는건 삼겹살 아니면 등심이래요”
고자질 하듯 말하는 아들녀석이 얼마나 밉던지. 살짝 꼬집어 줬다.
“아~~ 왜 꼬집...읍,읍” 또 다시 입을 막았다.

“무는 왜 사셨어요? 양파는 사셔야 겠다. 이건 불고기에 들어가는 파가 아닌데.”

빵점을 받았다.
우리 부자는 되돌아 가면서 하나하나 다시 제자리로 물건을 옮겨야만 했다.

그런데 내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기분은 너무 행복한 가장이고픈 느낌 이었다.
그녀가 내 옆에서서 같이 다니며 이것저것 알려주며
물건을 골라주고 가끔 웃기도 하며
마치 전 아내와 아기였던 민우를 카트에 앉혀놓고 다니던
그 장보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장을 다 보고 나서 난 그녀의 물건들을 들고 차에 옮겨주고 있었다.
“아줌마, 내일 저희집에 오시면 안돼요?”
“어? 나? 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울아빠 음식은 아닌 것 같아서요. 친구들도 오는데...”
“민우야, 갑자기 그런 부탁을 하는건 아니야. 정빈이엄마 미안합니다. 우리 민우가...”
“아니예요. 괜찮아요. 내일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정빈이도 민우네 가야하니까요”
“아줌마, 와주세요. 네?”
“민우야...제발...”
“그래, 아줌마가 갈 께. 민우랑 같이가서 맛있는 불고기 해 줄 께.”
“우와~~~신난다~~~ 민우야, 오늘 우리집에서 잘 래?”

‘이를 어쩌나, 좋아서 웃어야 하는건가, 아니면 무표정으로 일관되어야 하는건가’
그렇게 갈등을 하면서도 내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저 그럼 내일 아침에 전화드리고 갈께요.”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네,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겠어요?”

그렇게 전화번호를 서로 주고 받았다.
내 전화기엔 ‘새로운 시작’ 이란 이름으로 저장을 해 두었다.
카톡에 그녀가 새롭게 나타났다. 그녀의 SNS를 눌러보게 되었다.

그녀의 아들과 함께한 사진들을 하나 하나 본다.
줌인을 해 본다.

가냘픈 몸에 맞는 브래지어 끈이 보이는 쇄골 사진.
두손에 잡아보고 싶은 가슴이 보이는 수영복 사진.
쓰다듬고 싶은 엉덩이 라인이 드러나 보이는 핫팬츠 사진.
핥고싶은 뽀얗고 탐스러운 가슴이 보이는 젖먹이던 모습의 사진.
내 몸에 닿고싶은 긴 손가락에 네일아트한 사진.
빨아주고 싶은 가지런한 발가락이 보이는 사진.
입맞추고 싶은 입술사진.

그날밤, 나는 그녀의 SNS에 빠져 불끈해진 나의 자지를 달래며
그녀와의 섹스를 상상하며 자위를 해 버렸다.
정아신랑
이쁜 꽃잎에서 나는 향과 꿀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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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홀릭스 2016-10-28 10: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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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신랑/ 고맙습니다.^^;
후방주의 2016-10-28 05:15:04
'새로운 시작'이라는 단어가 설레게 만들기 충분하네요
정아신랑/ 그죠?ㅎ 고맙습니다.^^
섹시고니 2016-10-27 14:32:18
오~ 재미있네요 ㅎ
정아신랑/ ㅎㅎ 고맙습니다. 미니시리즈로 가볼까요? ㅎㅎ
섹시고니/ 흥미진진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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