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눈이 내려 찌질거리고 싶어진 김에 약속대로 쓴 글  
1
I47435 조회수 : 2406 좋아요 : 3 클리핑 : 0
그때는 눈이 무척이나 많이 내리던
12월의 어느날에서 다음날로 넘어가기
직전의 소란스런 밤이었다.

곧 네가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었지만
갑작스레 내린 눈 탓인지 계속 늦어지는
전철을 기다리다 못해 우린 근처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 기다리기로 했다.

찬바람에 얼어버린 손을 맞잡고
창문 너머로 눈이 날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너와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얘기였던 걸까.

지금에 와선 어떤 내용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행복했던 감정과 웃음짓던 네 모습의
기억은 또렷히 남아있다.

어느새 딸아이의 엄마가 되버린
당신과 내가 알고 지내던 꼬맹이가
올해 첫 눈 소식에 맞춰
7년 전 추억담을 꺼내놓았고

그 추억담은 아주 오랜만에
당신이란 사람을 다시 불러내
내 앞에 서게 했다.

그래서 당신이 떠올랐을 뿐이다.
아니 당신에 대한 기억이 생각났을 뿐이겠지.
그때의 두근거림이 이렇듯 아무런 
울림도 만들지 못하는 건조한 기억으로 남을 줄
너는, 당신은 알았을까.

——————————————————

이글을 쓴 후로 난 다시 4번의 겨울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은 너와 매주 걷던 광화문 거리에서 
올해의 첫눈을 맞으며 오랜만에 당신의 기억을 떠올렸다.

기억이란 참 지랄맞기도 하지.
나도 참 지랄맞기도 하고.
I47435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alhas 2016-11-27 07:38:24
건조한 기억으로 남았는데...
오래 가네요. 울림도 없는 건조한.
I47435/ 내용은 생각도 나지 않지만 그런 일이 있었단 기억의 흔적이 남아있는거죠. 바닥에 말라붙은 커피 찌꺼기 처럼, 평소엔 신경조차쓰이지 않다가 따뜻한 물을 부으면 느껴지는 희미한 향에 '아, 이 잔엔 커피가 있었지.'하고 느끼는 정도랄까요. 굳이 그 알 수 없는 맛을 내는 걸 마셔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아마 그 정도의 느낌이겠죠. 오래전 사랑이란 건 .
alhas/ 시인같으세요.표현이 감성을 자극하고 이쁘네요...글자 오타나서 삭제하고 다시 올리는 성의까지 보여드림ㅋㅋ
I47435/ 아. 댓글을 이제서야봤네요 :) 뭐 드릴 것도 없는데 칭찬해주시면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니 성의에 보답할 방법을 알려주심 드..드리겠습니다!?
alhas/ 아...댓글에 너무 신경 쓰시면 곤란합니다. 그냥 제ㅠ생각을 쓴 건데요. 늦게 보시던 안 보시던 댓 없으시던.... 노 프로블럼
조용한상상 2016-11-26 23:39:31
그러게요...기억이란게..
I47435/ 삐친 새끼고양이처럼 항상 제맛대로인 녀석이죠 :)
무하크 2016-11-26 23:30:15
아 그 10년째라던 그분...
I47435/ 그럴지도 아닐지도 모릅니다 ㅋ
1


Total : 37623 (1/188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레드홀릭스 개편 안내 [2] 섹시고니 2024-06-18 3908
[공지] 카카오 오픈 단톡방 운영을 시작합니다. (22년2월25일 업데이.. [461] 레드홀릭스 2017-11-05 237215
[공지] (공지) 레드홀릭스 이용 가이드라인 (2025.3.24 업데이트).. [383] 섹시고니 2015-01-16 355041
37620 아ㅏㅏㅏ new 호랑이는배고파 2025-05-12 293
37619 레홀러 프로필 업데이트 안내 [3] new 섹시고니 2025-05-12 524
37618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10] new 키매 2025-05-12 971
37617 달달하고싶네요! [6] new 연불 2025-05-12 546
37616 오랜만입니다 [3] new Kaplan 2025-05-12 340
37615 화이팅 해요~ [6] new 365일 2025-05-12 662
37614 오랜만이에요:) [18] new 더블유 2025-05-11 1458
37613 벌컵! [14] new 청바지수집가 2025-05-11 1807
37612 강릉  출장 [17] new 방탄소년 2025-05-11 846
37611 오운완)오늘도 최선 [4] new 라라라플레이 2025-05-11 742
37610 집착녀 [19] new 섹스는맛있어 2025-05-11 1459
37609 안녕들 하신가요! [4] jj_c 2025-05-10 1296
37608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2] 쭈쭈고양이 2025-05-10 559
37607 새 살 돋는 연고 구함. [4] 홀리데이아 2025-05-10 952
37606 쪽지 답장해야하는데 [6] 0RH 2025-05-10 1547
37605 아카시아 꽃을 떠나 보내며.. [2] 퍼플체어 2025-05-10 573
37604 불면증.. [8] 블링스츠 2025-05-10 523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