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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눈을 뜨면
가끔 외로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때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십년전 영숙이가 생각나네요.
영숙이는 내 발표회에 찾아와서는
백송이의 장미를 안겨주며 고백했죠.
난 영숙이의 고백을 왜 거절했을까?
어쩌면 그녀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녀의 귓볼에서 어깨로 늘어뜨려진 목선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경외심이 들곤 했는데..
투명한 손등에 비친 그녀의 핏줄...
그녀의 작고 아담해보였던 가슴...
무엇보다 그녀의 깊은 눈과 나를 향한 아름다운 미소...
어쩌면 그녀가 그리고 있는 나에 대한 환상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는지도...
그때부터인지도 모르겠네요.
발기에 문제가 생긴게 말이죠..
잊지말아요. 영숙씨..
난 그대의 그림자였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