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익숙해져버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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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익숙해져버린 것들' PSY의 77학개론에 나오는 가사다. 뭐든지 처음은 설레고 기억에 강렬히 남는다. 처음 초등학교 입학하던날, 처음 여자친구를 사귄날, 손 잡은날, 떨리는 손을 어깨에 살포시 얹은날, 정말 번개가 치던 첫 키스. 아찔했던 첫 섹스. (첫 섹스보다 첫 키스가 훨씬 강렬했다.) 문득 이런것들에 익숙해져버린 지금이 슬프게 느껴졌다. 매일 매일 같은 하루, 같은 일주일, 같은 한 해가 반복되니 빠르게 흘러가고, 강렬했던 섹스 또한 그다지 특별할것 없는 일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물론 반복되는 일상속에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이 있는 인생이지만, 어쩐지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처음이라는 강을 건너온것에 대한 왠지 모를 씁쓸함이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익숙함의 세계다. 아침 알람소리에 자동적으로 일어나 출근길에 몸을 맡기고, 각자의 직장에서 하고 있는일은 이젠 대부분 눈감고도 할수 있는 일이며, 퇴근시간엔 술한잔 걸치거나 야근하거나 각자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피곤한 몸을 뉘인다. 갑자기 이러한 일상에 새로움을 추가하고 싶어졌다. 평소듣던 노래와 다른 스타일의 노래를 들어보고, 뭔가를 새롭게 배우고, 평소 내 성격과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삶의 목적이나 다름없었던 섹스를 끊고 금욕에 들어갔다. 평소엔 내가 숨을 쉬고 있는지,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있는 느낌이 어떤지 자각하지 못한채 대부분의 시간이 흘러가는데, 이젠 내 호흡과 엉덩이와 육체의 미세한 느낌을 자각했고, 순간순간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행복하려고 살아가는 각자의 익숙한 인생 속에서 가끔씩 우리 서로 만나 서로의 소소한 행복이 되어줄수 있다면 더 없는 기쁨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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