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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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몽긋한 곳에 혀를 대면 이내 붉은 생명으로 암중발아 했었지 우리는 몸속의 몸 핥고, 만지고, 속삭이고, 격려하듯 몰아치는 밤 관통에 몸 져 누운 육신이 다정히 눈을 감던 밤 그럴 때 있잖아 징크스처럼 오묘한 순간들. 며칠 전 '경주' 라는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고 죽음과 생은 뭐 이 시간에도 윤회처럼 순환하는구나 실감하던 그런 순간들. 오늘 오후 베프 부모님 자동차와 트럭이 충돌했고 두 분은 지금도 사경을 헤매고 있거든. 수술실 앞에 나란히 앉아 있었지 그 녀석 집에 놀러 갈 때 마다 어머니는 무려 세 공기의 밥을 권하셨던 분이었거든. 어쩐지 오늘 내내 전화를 쌩 까는거야. 이런 녀석 아니었거든. 밤 9시 무렵 겨우 통화가 됐고 난 네 그늘진 옆모습이 낯설었어. 귀여운 막냇동생 같았던 네가 오늘 좀 아름다워 보이더라. 수술이 끝난 후 의사는 혹여 오늘 밤 비보가 있으면 연락을 한다며 우리를 각자의 집으로 돌려 보냈고 나는 순간 징크스를 떠올리게 됐지. 위에 글이 몸 속 몸, 혹여 생명이라면 한 고비 건널 수 있지 않을까하는.. 그래서 기도를 해보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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