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썰-이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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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본문과 무관합니다.
시내의 샌드위치 가게에서 외적인 이상형을 봤다. 귀여운 인상과 통통한 볼을 하고 하늘하늘한 꽃무늬 원피스에 아담한 키와 발을 가진. 늘 그렇듯 접점을 만들고 싶었다. 번호를 물어보고 싶었는데, 나는 지저분한 수염에 무릎이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입고 옆구리엔 꼬북이 인형을 볼품없이 끼고 있어서 여간 자신이 없었다. 한 시간 가까이 샌드위치 가게 주위를 맴돌았다. ‘놓치면 안 되는 운명일 수도 있잖아.’ “1분만이라도 말을 나눠도 될까요?” 결국 그녀 앞에 서서 말을 걸었다. “네.” 그녀는 마시던 스무디 옆 두꺼운 전공 책을 덮으며 흔쾌히 대답했다.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지영이요.” “아 반가워요 지영씨. 제가 지나가던 놈팽인데, 지영씨가 제 타입이라서 혹시 번호를 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요.” 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한 후 참을 수 없다는 듯한 웃음을 터뜨렸다. “아, 제가 기대를 걸어볼 만큼은 아닌데 꾸미면 지금 보다는 나아요.” “그런 거 때문 아닌데?” “그럼 왜?” 나는 칭얼거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오빠 저 기억 안나요? 그 웨딩홀 골목 술집에서.......” “아아.......” “번호 분명히 있을 건데?” “아아......” 나는 핸드폰을 보며 뒷걸음질 쳤다. “왜 연락 안했어요?” “아아.......!” 나는 민망함에 뒤돌아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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