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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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대 사진에 피사체가 되고 싶었지 그대라면 부끄러워하거나 고개를 외로 틀지 않겠다던 때가. 난 그대의 사진을 진심으로 좋아했거든. 어쩌면 우리는 벽을 사이에 두고 그 벽에 몸을 기대 서로의 말들을 조금은 작은 목소리로 나누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 작은 목소리가 담을 넘어 들리는 그 정도의 사이. 창공에서만 떠돌아야 할 운명이었던 속엣말들이 운 좋게도 서로에게 가 닿았던 사이. 융단 같던 어둠 스카프 같았던 바람과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던 연초록 나뭇잎사이로 두 사람이 걸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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