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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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벨트 풀어.] 나는 원피스를 입고 갔기에 벨트를 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벨트는 그 자신의 벨트를 풀라는 말이다. 한 순간에 나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벨트를 내가 풀고나면 나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벨트 안의 그의 것이 궁금했지만, 집 앞 카페에서 만난지라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기에 콘돔도 없었다. 그가 벨트를 풀라는 말은 지금 그것을 하겠다는 말일까 그가 원하는 것이 뭘까. [벨트 풀고 빨아.] 그의 단호하고 차가운 음성이 귓바퀴에 맴돌며 나의 심장을 자극한다. 나의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나의 목소리도 살며시 떨린다. [뭐해 벨트 풀라니까.] 용기를 내어 들어줄지도 안들어줄지도 모를 대답을 입밖으로 낸다. [.........못...못하겠어요.] [내가 벨트를 풀 수도 있어. 근데 내가 풀면 너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꺼고, 니가 풀면 그렇게 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꺼야.] 도대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은 뭐고 그렇게 큰 일은 무엇인가.. 이런 나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손이 주는 자극이 멈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조개에서는 계속해서 물이 줄줄 쏟아진다. 이런 나의 침묵이 답답했는지, 그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나왔다. 내가 한번만 더 '못하겠다'거나 '대답을 하지 않으면' 그의 부드러운 손이 내 머리채를 잡고 그의 핏줄이 솟아있는 단단하고 우람한 그것을 내 목구멍까지 쑤셔넣을 것 같았다. [숫자 다섯까지 센다. 하나......... 둘.......] 머릿 속이 너무나 복잡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데이트 폭력인가? 물론 대화를 나눈지는 일주일 남짓이지만 데이트라고 하기에 우리는 몇 시간 전 처음 보았다. 또한 나는 그의 차에 너무 순순히 올라탔고, 폭력이라 하기에는 이미 그가 놀렸던 손놀림의 노예가 되어있었다. [셋.....]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이 없다. 나에게는 선택지가 두가지 뿐이다. 그가 그의 벨트를 풀르는 것과 내가 그의 벨트를 풀르는 것. [넷..] 나의 조개는 이미 그의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낸다. 나는 그의 그것이 절실하다. 내 안으로 들어와 내 안을 가득 채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다섯.] 그의 다섯과 동시에 내 손은 그의 벨트를 풀른다. 차가운 금속의 소리가 적막했던 공기를 가르며 딸깍하는 소리를 낸다. [하... 니가 너무 늦게 풀어서 내 팬티도 다 젖었잖아. 목구멍 끝까지 넣고 혀로 개처럼 빨아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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