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파나마 게이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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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갔던 카페는 꽤 넓은 평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북적였다. 대략 60명이 넘는 사람의 입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자리가 없어 그의 옆자리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가 가끔 들리지 않았다. [$%*&&^$%%^$%#@$#@$$^%&] [?? 뭐라구요??] [아, 점심은 드셨냐구요~] [$%#&^%^&*&*(()&*] [네???] [아직 안먹었어요!] [여기 커피가 맛있어서 온건데, &^*&*((*(*^] [맛있어서 좋다구요??] [사람이 많다구요!!] 거의 외치다시피 대화를 이어갔다. 점점 목이 아파지기 시작한 나는 그에게로 한 뼘 다가갔다. [그 쪽 목소리가 안들려서요] 괜히 어색해질까 늘어놓지 않아도 될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의 얼굴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그는 섹시하다기 보단 선하게 생긴 외모였는데, '아무도 밟지 않은 첫눈 같은 남자'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인상이었다. 불현듯 내가 먼저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갈 것이고, 그저 그렇게 알고는 있는 사람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또 다시 그에게로 한 뼘 다가갔다. 이번에는 예상대로 그가 움찔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키스하고 싶어서요] 쪽- 이 말과 동시에 그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순간 포개었다.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자'라는 내 평생의 진리는 이 순간 갈 길을 잃었다. '아마 남자가 이 짓거리를 했더라면 고소당했겠지? 아니, 가만 나도 고소당할 수 있는거 아닌가? 아.. 나 왜 이 사람 앞에서는 제어가 안되냐..' 그렇게 서로 말없이 멍하니 3분 정도가 흘렀을까.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할까, 아님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해야할까, 아님 이대로 헤어져야할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 그가 굳게 다물었던 입술을 떼어 말문을 열었다. [쉬러갈래요?] 나는 내 두 귀를 의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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