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기념 괴담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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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홀과는 안어울리는 컨텐츠일수도 있지만서도..... 아침부터 폭염주의하라는 문자가 오는 걸 보고 잠깐이라도 시원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2005년 여름 이 맘 때 쯤으로 기억합니다 학교 앞에서 자취하는 친구 오피스텔에서 4명의 남정네들이 신나게 알콜과 겜으로 뇌를 푹 절이는 시기였죠 월세도 한 푼 안 보태는 3명의 기생충을 내쫓지 않고 보듬어준 친구(A라고 부르겠습니다)와 계란후라이 하나 놓고 주먹을 교환하면서 각자 부모님의 안부를 물을 정도로 아웅다웅하면서도 이상하게 늘 붙어다니는 B와 C, 그리고 저까지 이렇게 네 명은 그 날도 1차로 거하게 한 잔을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피스텔 앞에 누가 버려놨는지 모를 작은 소파가 있더군요 C: “야, 저거 괜찮아 보이는데 우리가 쓰자!!” 한 껏 술이 올라서 신이 난 C가 말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소파는 그렇게 더러워 보이지도 않고 멀쩡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깔끔한 걸 좋아하는 저와 B는 우리가 거지냐! 며 반대했지만 집주인인 A가 소파 주위를 빙빙 돌면서 “오, 이거 생각보다 괜찮네?” 하더니 셋이 알아서 들고와 하고 집으로 쏙 올라가버리는겁니다. 집주인이 쓰겠다니 뭐, 별수 있나 싶어서 저와 B는 신나게 C의 등짝에 손바닥 자국을 새겨준 뒤 말 꺼낸 죄로 혼자 들고 오라고 시키고 A를 따라갔습니다. 한 10분 정도 지났으려나 C가 땀을 뻘뻘 흘리며 소파를 끌고 올라왔습니다.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아도 무거운 목재를 써서 그런지 무게가 좀 나가더군요. 그렇게 소파를 들고온 C는 씻는다며 화장실로 갔고 저희는 1차에 이어서 2차로 술판을 벌였습니다. 왁자지껄하게 마시다가 어느 순간 C가 아직도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걸 눈치챈 B가 B:”무슨 샤워를 그렇게 오래해애애애~~~~ 화장실에서 딸치지말고 빨랑 나와!!”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놀려댔습니다. 그런데 평소 같으면 꺼져 소리와 함께 신나는 욕설 파티가 벌어질텐데 잠잠한 겁니다. A:”아까 많이 마시더니 안에서 자는거 아냐?” C는 저와 더불어 과에서 술 못 마시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놈이라 걱정되서(라고 쓰고 널부러져있는 꼴 보고 놀리려고) 문을 열어봤더니 아무도 없더군요. 일동 ??????한 표정으로 있다가 언제 갔지?? 하면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워낙에 A자취방이 술집으로 유명해서 마시다 보면 어느새 후배가 와있고 잠에서 깨보면 선배가 자고 있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지라 별 생각없이 잠깐 나갔나보다 싶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셋이서 워낙 시끄럽게 떠들어대면서 마신 탓도 있었고요. 1차에서도 잔뜩 마신 뒤라 전 금새 헤롱헤롱 거리다가 소파에 기대서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잤으려나 가슴쪽이 뻐근해져서 누워서 자야겠다 생각하고 몸을 눕히려는데 뭔가가 붙잡고 있는 것처럼 몸이 눕혀지지가 않는겁니다. 누가 소파에 앉아서 그 앞에 기대있는 저를 다리로 누르고 있는 그런 상태였던거죠. ‘하여튼 이것들은 술만 마시면 곱게 못자고 민폐야.’ 약이 올라서 이 다리를 어떻게 해야 고통스러워할까 궁리하다가 몸을 일으키는 척 고개를 확 뒤로 젖혀서 앉아있는 녀석의 불알을 박살내버려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고개를 꺾었는데 푹신한 소파 감촉만 느껴지더군요. 뭐지 싶어서 눈을 떴는데 왠 처음 보는 여자가 소파에 가만히 앉아있었습니다. 바로 느낌이 확 왔습니다. 아, 사람아니다. 동시에 머릿가죽부터 발가락 끝까지 소름이 확 돋고 5분전의 나에게 돌아가 불편해도 눈뜨지말고 그냥 계속 자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차라리 빨리 기절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무엇보다도 무서웠던 건 자세 때문에 전 여자 턱 쪽만 보고 있는 상태로 굳어버렸는데 이 여자가 갑자기 고개를 내리고 나와 눈을 마주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숨도 못 쉬겠고 정말 이대로 죽나 하는 순간에 누가 갑자기 제 발을 확 잡아끄는겁니다. 그대로 질질 문밖으로 끌려나가니 그제서야 정신이 좀 들었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키고 둘러보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벌벌떠는 A랑 B가 보였습니다. “ㅇ으엉.ㅁ.으ㅡ어…무…뭐….” 하도 떨어서 말도 잘 안나왔지만 뭐라도 말해야겠다 싶어서 입을 떼는 순간, 현관문 안쪽에서 쾅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습니다. 저희 셋은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기어가다시피 오피스텔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집 앞 편의점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서로 아무 말 없이 공포가 가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 때 “야, 너네 여기서 뭐하냐???” 하는 소리가 들려 보니 C가 선배들이랑 잔뜩 신난 얼굴로 있는 겁니다.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데 B가 소리를 빽 지르며 욕을 했습니다. B:”XX, XXX, XXX XX, XX 너 뭔데 혼자 사라지고 난리야!!!!” C:”미친, 너네야말로 왜 전화도 안받고 있다가 뜬금없이 지랄이야!!!!!!!!!” C의 얘기는 이러했습니다. 소파를 들어보니 영 무겁기도 하고 정면에서 볼때는 몰랐는데 뒤에서 보니 곰팡이같은 것도 피어있어서 찝찝해서 포기하고 올라가려는데 때마침 마주친 선배들이 교수님하고 회먹으러 간다길래 룰루랄라 따라갔다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를 부르려고 전화했는데 셋 다 전화 연결이 안되어서 술취해서 자나 싶었다는 거죠. 저희 셋은 서로 넋이 나간 채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럼 소파를 들고 온 C는 누구였던걸까요. 그 날은 셋 다 너무 무서워서 사람이 많은 찜질방에서 오돌오돌 떨며 밤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후에 물어보니 제 다리를 잡아끈 친구는 A라고 합니다. A와 B는 더 마시다가 제가 잠든 걸 보고 대충 치우고 그냥 그 자리에 누워서 잠들었는데 끙끙거리는 소리에(아마 제가 낸 소리같습니다.) A가 눈을 떠 보니 소파에 왠 여자가 앉아서 히죽히죽 웃고있더랍니다….그리고 그 아래에선 제가 숨넘어갈 것처럼 몸을 덜덜덜덜 떨고 있더라는거죠. 옆을 보니 B는 누운채로 눈만 부릅뜬채 굳어있고…이대로는 셋 다 죽겠다 싶어서 냅다 B의 뺨을 후려치니 B는 잽싸게 문 쪽으로 달려가더랍니다.(의리없는 놈….) 그리곤 손을 뻗어 제 다리를 붙잡아 끌고 나온겁니다. 처음 몇 년간은 서로 그 때의 얘기는 안하다가 이제 세월이 좀 흐르니 술안주거리가 되어버렸네요. C는 아직도 그 때 자신이 있었다면 귀신도 목을 꺾었을거라며 호언장담하지만 아마 그 자리에 있었으면 1순위로 기절할 놈인걸 저희는 알고있죠. B는 저와 A를 버린 배신자의 낙인이 찍힌채 만날때마다 1차 술값은 무조건 내는 형벌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의 쇼파는 며칠 동안 집을 못들어가다가 과친구들 10명과 함께 다같이 가서 버렸습니다. 어후 그 때 생각하면서 쓰니 아직도 소름이 쫙쫙 돋네여……. 오늘 하루 시원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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