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위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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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면서 나는 향수를 하나 샀어요
우리 만나던 그 주말들 이름을 따서 버버리 위켄드
이제는 정말로 안녕 에서 곱씹다가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억지로 향수를 싫어하니까
일부러 뿌렸지 목덜미에 손목에
닿았던 자리마다 맥박 뛰면서 날아가라고
이상해요 맥박은 가슴에서 제일 큰 소리로 뛰는데
향수를 가슴에 뿌리지 않는다는 건
가슴에서 당신 냄새를 맡는 날에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가슴에 향수를 뿌려야 한다는 걸 알았죠
주말마다 만난 우리 이름을 따서 버버리 위켄드
상쾌한 민트 머스크 탑 노트 날아가도록 가슴을 퍽퍽 치고 밖으로 날아가는 날들
입술이 지나간 자리마다 맥박이 뛰고
내 맥박 뛰는 자리마다 이빨을 심어 놨지요
여행은 끝났고 우리는 버버리 위켄드
그만두면서 산 타국의 향수
일본에서 산 영국산 향수 둘 다 섬나라잖아요 당신하고 나처럼
전혀 항해할 생각 없는 주말들을 잊어버리기 위해서 머리에도 향수를 뿌려요
일부러 감췄지 목덜미랑 손목이랑
서로 나눈 자국 나 혼자 새긴 자국 둘 다 없었는데도요
서로 눈치를 주던 날들 우리는 서로의 냄새를 간섭했었는데
당신은 뭘까요 나는 버버리 위켄드
입술 닿았던 자리마다 맥박이 뛰니까
다시 온 몸에 뿌리는 향수 심어 둔 이빨이 뿌리를 내리면 부서지는 버버리 위켄드
나는 더 이상 자국을 새기지 않아요
아직까지 그만두는 중일까요 불안한 사람들은 일을 미룬다던데
마무리를 원하며 가방 속에 또 다시 집어넣고 나는 매일같이 버버리 위켄드
냄새를 잃을 때까지 우리는 멀어지는 중입니다 그만두는 중이구요
내 몸을 향해 자라나는 이빨 당신 닿았던 입술 자리에 있는
뽑아낼 수 없어서 억지로 보관하고 있어요 지독한 향기도 같이
당신, 향수 싫어하잖아요
(성중립적으로) 여러분의 현자타임을 더욱 후회스럽게 만들어 줄만한 시인 것 같아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만 합평 도중 쌍욕을 먹은 시이기도 합니다.... 슬프게도.... 습작을 위해서 제시어를 받거나 이름으로 삼행시를 써 드리려고 합니다. 삼행이라고 해도 산문시 형식으로 쓰는지라 문학동네 시집 규격으로 약 2/3페이지 정도 나오겠습니다. 제시어는 덧글로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고 이름시의 경우에는 본인의 이름이 공개되길 원치 않으실 테니 쪽지 부탁드리겠는데, 이런 유도 혹은 권유가 규칙 위반이라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버버리 위켄드 포 맨 아직도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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