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처음에 고작 천조각에 불과했다.
디자이너가 가득찬 디자인시에 도착한 나는
기대감에 설레여 빨리 가위로 나를 잘라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난 누군가의 족쇠가 될 줄 그땐 몰랐다...
화려하고 큰 옷이 되길 바랐고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레이스가 가득한 디자인실이였으니까,
웨딩드레스쯤이 될 줄 알았다.
그런 비싼 천도 아닌 주제에 꿈도 야무졌던 나였다.
꽤나 길다란 모양으로 잘려졌을 때는 그렇게 여러겹
조각조각 이어붙여 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몸에 달라붙은 것은 두가의 와이어와 후크라는 녀석들...
그나마 붙은 몇 개의 레이스가 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래도 나는 꽤나 근사한 모습이었다.
브래지너가 뭔지도 몰랐지만 작은 모습에 비해
화려하게 치장돤 나 모습에 위안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가 빨리 입어주기를 기대하고 기다렸다.
...
나에겐 모든게 가려진 세계,
난 주인을 찾게 된 이후 늘 답답한 일상을 살게 되었다.
그리고 나로 인해 답답해져야 살아 갈 수 있는 나의 주인...
우린 서로이게 답답함을 선물해 주었다.
나는 존재의 가치가 이런 모습이었던 것여서
이러한 억누름에도 무언가 역할을 함에 감사했지만,
주인은 늘 나를 족쇠와 같다고 했다.
안하고 싶지만 할 수 밖에 없다고 나를 족쇠와 같다고 했다.
결국 난 쓸데없이 예쁜 족쇠였던 거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답답함에 대해 무뎌지는 주인...
그런데 이 답답함이 사라지는 즈음 나는 버려졌다.
답답함이 무뎌진게 아니였던 거다...
내가 오래되어 천이 헐어버리고
그래서 더이상 억누름의 역할을 하지 못해
나는 그렇게 버려졌다.
나는 족쇠여야 했고,
족쇠여야 존재할 수 있던 것이다.
억누를 수 없다고 답답함을 선물할 수 없게 된 순간
나는 내 역할리 종료된다는 것을
그렇게 버려진 후에야 알았다.
-------------------------------------------
예전에 썼던 글인데 워밍업 차원에 올려 봅니다.
다음은 수위 높은 야한 묘사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쪽지는 사양합니다. 댓글 말고 긴 대화가 하고 싶다면
저는 레홀 오픈채팅방에 접속되어 있음을 참고해주세요.
이 글 이후 작업성 혹은 언어폭력성 쪽지가 오거나 댓글이 달리면
다음 글에서 블랙리스트로 아이디 걸고
새로운 글을 쓸 때마다 계속 붙어 다니게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