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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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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만 있는 상태는 매혹적인 사랑,
친밀감만 있는 상태는 호감어린 사랑,
책임감만 있는 상태는 공허한 사랑이다.

다만,성숙한 사랑은 이 셋이 균형 상태를 이룰 때 가능하다.


여늬 중년 카페라도 익명방은 남녀(부부)의 책임감을 두고 다루는 주제가 나오기도,
성문제나 상대의 불륜을 두고 하소연하는 사연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결국 성숙하지 못한 섹스와 사랑과 결혼의 문제이다.


톨스토이 말년의 결혼관을 담은 단편소설 '크로이체르 소나타'에 보면
톨스토이는 결혼의 본질을 정신적인 사랑에 있는 게 아니라 육체적 욕정에 있다고 썼다.

주인공 예브게니가 밋밋한 아내와 뒤늦게 눈앞에 나타난 강한 욕정을 느끼는 옛애인을 두고
세속적 성공,윤리 등의  책임감과 리비도 사이에서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있는데 기독교적 윤리관이 투철한 작가가 욕정을 주제로 직시한 특이한 작품이다.

 
결혼과 섹스와 사랑이 어떻게 얽혀있는가에 대해 이 작품보다 더 살갑게 다가오는
권지예의 소설-꿈꾸는 마리오네뜨-를 보자..

물론 작가가 궁극적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 사이에서의 소통,
자신의 정체성의 모색, 진정한 자유의 의미, 절망과 희망 사이로 오가는
놓을 수 없는 희망에 대한 것이지만 ..우선 이런 의문이 들었다.

섹스와 사랑과 결혼이 한 두릅일까?
한 두릅이라고 생각할수록 우리 삶은 더 불행해지는 건 아닌가?하는 의문 말이다.

소설 속 부부는 사랑은 하는 것 같다.
다만 일반적인 가정과 달리 경제적 뒷받침을 남편 쪽이 받는 데서부터 괴리가 일어나는데
예의 그 책임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경우이다.

결국 그것이 강박관념으로 매김 되고 그에서 벗어나고자 남편 쪽이 성적 일탈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아내도 남편에 대해 사랑한다고는 믿고있으면서도
왜 똑 같이 섹스로부터 탈출구를 삼고 있는가 하는 의문 말이다.

섹스의 가치는 무엇인가? 정녕 사랑과 등가인가?
섹스와 사랑을 하나로 생각하면 섹스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사랑의 지표로 섹스에 집착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나마면 다행이고 더나아가
섹스를 싫어하는 사람은 사랑도 하지말란 말 아닌가.
아니면 사랑을 잡아두기 위해 생쑈라도 하란 말인가?

영원히는 커녕 한 순간이라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섹스와 사랑을 분리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닐까?

여튼,우리는 너무나 종종 사랑과 섹스를 묶어놓은 사고방식에 젖어있지는 않는지...
 
질풍노도와 같은 사랑에 빠지더라도 섹스만 배제되어 있다면
모든 게 면탈되는 나라도 아마 한국 뿐이지 싶다.

겨우 없어지긴했지만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없는, 국가형법으로 규제되던 간통,
그 사건의 현장에서 증거 채집하려고 눈이 벌건 건 결국 섹스의 흔적 아니든가?
 
섹스는 사랑의 시작이지 결말이나 궁극이 아니며 동격도 아니다.
섹스를 금기시하면서도 신성시하는 이율배반은 극복해야할 과제 아니랴?
 
꿈꾸는 마리오네뜨로 다시 돌아와서,
남편 쪽에서나 아내 쪽에서 애초 그 둘이 분리되어 있었다면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의 모색점은 다른 곳에서 찾지 않았을까..?

최하,남편의 불륜 증거로 채취한 터럭을 화장실에 버리며
그 행위로 하여 스스로 자유로워 질려고하는 장면은 안나왔지 싶다.

익명방에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사연들도
결국은 정리되지 못한 얼빵한 상태의 "결혼과 섹스와 사랑"의 문제다.

여튼,소설 속의 주인공인 부부가 섹스로 부터 비상구를 삼고 있길래
그 둘의 관점에서 간단히 얘기해봤을 뿐
프리섹스 옹호를 위해 쓴 글은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사랑을 하자면 이 둘의 관계를 잘 모색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하나의 과제를 던지는 글이다.

 
꿈꾸는 마리오네뜨 

'MarioneTTe'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 프랑스 '꼭두각시인형'...

꿈꾸는 마리오네뜨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한 열번 쯤은 결혼을 한 것 같다.
결혼 10년차부터 올법한  그 권태와 일상으로서의 탈출만을 상상하는
그 어떤 중년 여성이 된 것 같은 .. ㅇㅇ님 < 한 서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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