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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풋나기의 첫사랑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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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4시간 남짓. 지은이네 집은 학교를 기준으로 우리집에서 극과 극. 아이들 걸음으로 편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인데 언젠가부터 나는 그 시간이 아까워서 였는지 반쯤 달리다시피 걸어 그 먼 거리를 20분만에 주파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넉넉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네 집이라도 너무 과하게 신세를 지면 안된다는 울 엄마의 방침에 따라 매 끼니는 예외가 없는 한 우리집에서 챙겨먹어야 했고, 우리보다 형편이 나은 지은이네 였지만 얄짤없었다. 12시반~1시 사이에 우리집을 나서고, 늦어도 5시반 전에는 지은이네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 6시 정도면 지은이네 엄마가 돌아올 시간이다. 이것도 여름철 해가 길었기에 망정이지 가을에 접어들 무렵부턴 늦어도 5시에는 지은이네 집을 나서야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고, 개학을 한 이후로는 방과후 지은이네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대략 오후 2시, 딱 3시간 같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럼 허구한날 이 3~4시간 동안 도대체 무얼 하며 보냈냐구?ㅋ 아잉~~~ *ㅡ,.ㅡ*
 
강렬했던 첫키스의 추억(음 이건 너무 진부한데;)을 뒤로한채 시간에 쫓긴 나는 급 귀가모드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지은이는 늘 그래왔듯이 엘리베이터 앞 복도까지...(그래, 이제 식상한 이 엘리베이터 장면은 과감하게 패스~)...그렇게 난 집에 도착했다. 아직도 약간 얼떨떨 하다. 뭔가 너무 보드라웠고, 심장이 콩딱콩딱 거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달했다. 오렌지주스 때문에 약간 새콤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아니... 맛이 아니라 기분, 기분이 너무너무 달달~~~~했다. 생각만 해도 얼굴이 발그레 해진다. 아까 낮에 흥분해서 벌겋게 달아오를 때랑은 다르게 그냥 잔잔하게 발그레~~~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어도 잠은 오질 않고 머릿속엔 온통 낮에 있었던 일 생각뿐이다.
 
다음 주 월요일, 지은이네 엄마가 집에 있는 날. 예정대로라면 오늘은 지은이네 집에 가는 날이지만 11시쯤 걸려온 지은이네 엄마의 전화때문에 난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정현이 어머니~! 정현이가 오늘 놀러 오기로 했다는데 지은이가 오늘 몸이 좀 안좋은가봐요~"
 
아픈가보다. 그날 내가 너무 심했지... 미친놈..ㅜㅜ 많이 놀랬을 거야... 잠만... 근데 이거 진짜 아픈거 맞나? 혹시 나 꼴보기 싫어서 이러는 거?... 아냐아냐...우린 뽀뽀까지 했는데...아니지, 뽀뽀는 뽀뽀고...바지를 강제로 벗기려 들었으니, 이젠 완전 빼박 변태...어휴~ 나라도 싫겠다...ㅠㅠ 그나저나 그럼 이제 개학할 때까지 지은이 못 보는 건가? 보고 싶은데...여기까지 월요일
 
아~ 지은이 보고싶다. 보고싶은데, 아이씨 진짜 보고싶은데...여기까지 화요일
 
꼬박꼬박 봐오던 습관 때문인지 수요일 오후 즈음엔 진짜 지은이가 보고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문제는 우린 항상 헤어지기 직전에 다음 번 만날 날짜를 정해왔었고, 주로 지은이가 자기 엄마 스케쥴을 감안해서 나한테 알려주는 식이었다. 수요일은 고정적으로 지은이네 집이 비는 날이긴 하지만 지난번 약속이 펑크가 난 이후로 엄밀히 따지자면 난 아직 초대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가볼까 말까 가볼까 말까...막상 갔는데 문 안 열어주면 어쩌지? 갈등만 때리다 시간 다 보내고 도저히 오늘 안에 안보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집을 뛰쳐나간 게 오후 4시반... 등뒤로 엄마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니 지금 나가면 언제 들어올라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냅다 뛰었다. 아파트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불안하다. 안 열어주면 어떡하지...? 엘리베이터를 내려 벨을 누른다.
 
'띵동~'
 
'우당탕쿵당! 덜컹!'  진짜 빨리 열린다. 문 앞까지 뛰어 왔나?
 
"에이씨! 니 왜 이렇게 늦게 오는데?"
 
얘는 나를 보자마자 승질부터 낸다. 상기된 표정, 발그레한 얼굴, 근데 화난 얼굴 치고는 너무 환하다. 아니, 이건 웃는건지 우는건지 눈에 눈물을 주렁주렁 달고서는 막 안 울려고 버티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나도 코끝이 찡해진다. 그렇게 미처 신발도 벗지 못한 채 둘은 현관에 서서 그냥 부둥켜 안고 있다.
 
따뜻하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그 먼 길을 뛰다시피 와서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는데도 품에 안은 지은이 체온이 너무 기분 좋게 따뜻하다. 둘다 말이 없고, 딱히 끌어안은 두 팔을 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딱 한번 그랬을 뿐인데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찾고, 나는 아직도 살짝 가쁜 숨을 지은이 입 속으로 불어넣는다.
 
“근데 월요일 날 많이 아팠었나?”  진짜 진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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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런 게 아니라... 그날따라 이상하게 니 보면 너무 부끄러울 거 같아서…우리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꾀병…”  이말 하면서 다시 볼이 빨갛게 물든다.
 
헤헤~ 귀엽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얘가 살짝 무서웠는데… 지금은 귀엽다. 나보다 키도 1~2센치 더 큰데...ㅋ 그나저나 곧 지은이네 엄마 올 시간이다. 내가 너무 늦게 출발해서 오늘은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 아쉽다. 그래도, 뭐… 앞으로도 쭉 이 집은 일주일에 이틀씩 비게 되어있고, 나는 그 이틀을 하루도 안 빠지고 올 생각이었다.ㅋ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마음도 확인했겠다, 이젠 뭐 거칠 것이 있나… 무조건 ㄱㄱ~ 만났다 하면 부둥켜 안고서 서로 입술을 씹어 먹을 듯이 물고 빨고 난리도 아니었다. 설마 입술만?ㅋ 지은이와 나의 연결고리는 바로 그 음란함 되시겠다.ㅋ 지은이는 애초에 내가 밝힌다는 소문 듣고 접근 했고,  나는 지은이가 틀어줬던 야동 때문에 한방에 훅 간 케이스다. 키스 따위로 만족할 수 있는 우리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인 지은이 입장에서는 남자인 나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는 일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뭐, 달리 방법이 있나… 은근과 끈기로 버티며 야금야금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번엔 조금 더, 또 조금 더… 그런 식으로 방학이 끝나갈 무렵엔 우린 알몸으로 뒹구는 사이가 되었고, 최고의 교보재 라벨 뜯긴 비디오의 힘을 빌어 일취월장(?)하게 되었다. 방학이 끝났으니 이젠 어떡하지? 상관없다. 지은이네 집은 계속 일주일에 이틀 정기적으로 비었다. 방과 후 교회 뒤, 거기서부터는 하교 방향 겹치는 애들도 없어서 눈치 안보고 둘이서 손잡고 같이 집으로 향하곤 했다. 만나면 무조건 평균 세 번 이상은 했었지 싶다. 그게 가능하냐고? 그 나이 때 안해봤지? 안해봤으면 말을 마라…ㅋ 당시에 나는 도저히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쿨타임은 또 어찌나 짧던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진짜 끝나고 돌아서면 바로 가능했다. 평균이 세번이지 대여섯 번씩 한날도 있고 그랬다. 그것도 고작 3~4시간 안에 말이다. 피임은 했냐고? 지은이는 아직 초경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였다. 물론 끝나고 나서 뒷수습 하는데 애는 좀 먹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좀 미안하네;
 
하지만… 이게 영원할 수 있었다면 지금까지도 지은이는 내 옆을 지키고 있었겠지… 내가 이렇게 글로 끄적일 일도 없었을 테고…
 
10월의 어느 날이었다. 나한테는 말도 없이 지은이가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조례시간 담임의 말에 따르면 지은이는 오늘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갔다고 한다. 다쳐서 입원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들 말라고 했다. 그날 저녁 우리 집으로 한통의 전화가 왔고, 수화기를 들고 있는 엄마의 표정이 점점 잿빛으로 변하더니 연거푸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되풀이하다가 이내 흐느끼기 까지 하였다. 한참을 통화한 뒤에 수화기를 내려놓고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나 벽장을 열고 빗자루를 손에 거꾸로 쥐더니 이제까지 내가 본 중에 가장 무서운 얼굴을 하고 성큼성큼 다가와 내 팔을 부러뜨릴 듯이 움켜쥐고선 몸을 뒤로 돌려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영문도 모른 채 맞기 시작한 나는 금새 울음을 터뜨렸고 목이 터져라 우는데도 매질은 멈출 줄을 몰랐다. 한참을 때리다 빗자루 손잡이가 부러지고 나서야 엄마는 나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고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집안이 온통 눈물 바다가 되어 버렸다.
 
“아이고 이놈이 커서 뭐가 될라고 벌써부터 그런…”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그냥 순하디 순한 범생이었고 집에서는 착한 아들이었다. 이래 저래 한두 번 크게 혼난 적은 있었어도 엄마가 직접 매를 든 적은 한번도 없었고, 매를 들어야 할 상황에서는 항상 아빠가 나섰다. 그나마도 딱 한번밖에 없었다. 어린시절 내 기억 속에서 선이 굵게 남아있는 하루였다.
 
다음 날도 지은이는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담임의 말에 따르면 전학을 간다고 한다. 전날 엄마에게 그렇게 혼이난 이후로 난 울다 지쳐 잠이 들었고, 제대로 된 꾸중은 다음날 오후로 이어졌다.
 
여자를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 네 나이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사춘기, 청소년, 성인, 남자, 여자, 사랑, 성 등의 개념을 활용한 장황한 설명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무조건 약속하라 하신다. 성인이 될 때 까지 절대 다시는 그런 짓 않겠다고… 난 그제서야 내가 무슨 진짜 나쁜 일을 저질렀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건 알겠는데 근데…
 
“엄마, 그럼 이제 지은이는요? 그런 짓만 안하면 같이 놀아도 되죠?”
 
“니 이제 지은이 볼일 없다.”
 
이게 끝이다. 실제로 난 그 후로 지은이를 볼 수 없었다. 10년동안…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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