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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풋나기의 첫사랑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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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내도록 진짜 뺀질나게 드나들었다. 물론 지은이네 엄마가 있는 날도 갔고, 없는 날도 갔다. 아니 아주머니가 있는 날은 일부러 갔다. 단 방문횟수는 항상 일정했다. 지나고 나서야 알았지만 지은이는 항상 나를 일주일에 세번 불러들였다. 엄마 있을때 한번, 엄마 없을때 두번. 아마 지은이네 엄마는 내가 일주에 한번꼴로 꼭 자기 있는 날만 놀러오는 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뭐, 지은이가 충분히 그렇게 만들었으리라고 본다.

일주일에 3일을 점심먹자마자 뛰쳐나가서 저녁때에 들어오는데 우리 엄마라고 나를 의심하지 않았을까? 내가 뻔뻔하게도 계속 드나들기 시작하자 지은이네 엄마는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우리집 전화번호를 물어보더니 우리 엄마랑 통화를 한다. 뭐, 다행히도 내 쫓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대신 이전보다 더 살갑게 대해주신다. 놀고 있거나 같이 방학숙제라도 하고 있으면 과일도 깎아주시고, 늦게까지 놀다가 저녁까지 얻어 먹고 가는 날도 있고 그랬다. 이건 역시 내 학급석차와 범생이 이미지의 승리라고 본다. 그런 걸 떠나서 딸내미 절친이 사내놈인게 뭐 어때서? 그 나이때엔 원래 왠만하면 다 잘해주기 마련이다. 울엄마쪽 작업은 당연히 내 몫이다. 일주일에 한번은 사실대로 지은이네 놀러간다고 알리고, 나머지 이틀은 민규녀석도 팔고 다른친구들도 돌려가며 팔았다. 두 엄마들은 그 뒤로도 어쩌다 한번씩 전화로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수퍼마리오가 지겨워지기까지는 고작 1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자질구레한 장난감들, 레고, 큐브, 피아노도 두들겨보고, 티비도 보고, 아파트 놀이터에도 나가고, 좀 닭살스러웠지만 인형놀이에 맞장구를 쳐준적도 있다. 여자애들이란...; 일주일에 3일을 꼬박 붙어있는데 놀수 있는 소재는 한정적이고, 그렇다고 방학에 공부는 무슨 얼어죽을... 단 지은이네 엄마 앞에선 한번씩 방학숙제 하는 모습을 보인다. 뭐, 어짜피 해야하기도 하고...

온갖 놀 거리 들을 순번대로 돌아가며 놀고 있긴 하지만 머릿속 한구석엔 항상 그 라벨 뜯겨나간 비디오테잎이 자리잡고 있었다. 뭐, 그건 지울려고 해도 지울 수 있는게 아니었으니깐... 그나저나, 얘는 날 집으로 들인 첫날부터 그걸 보여줘 놓고서는 왜 계속 시치미만 때고 있을까? 그냥 재미삼아 한번 보여줬다가 그 뒤로는 흥미를 잃었나? 이젠 제법 친해졌는데 한번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근데 지은아..."

"응?"

"니... 저번에... 그... 비디오..."  말좀 질질 끌지마라 이놈아 답답해 죽겠다.

"왜? 보고싶나?"

"아니, 그게 아니라..."

"에이~ 보고싶으면서~ㅋ" 난 누가 이렇게 비꼬듯이 놀리면 욱한다. 진짜 얌전한편인데 이거라도 없었으면 아마 스물 전에 암으로 죽었지 싶다.

"그래! 보고싶다! 됐나?"

"그럼 보면 되지~!"

얄밉다. 아이씨...진짜 한번을 안진다. 익숙하게 열쇠를 찾아 서랍 문을 따고 비디오를 찾아서 튼다. 또다시 시작되는 살색의 향연... 이번이 태어나서 두번째로 보는 야동이다. 처음이 힘들지 두번째는...개뿔...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마치 세상에 이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 마냥 티비속으로 빨려들어갈 듯이 쳐다보고 있다.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다. 다행이도 지난번 처럼 충격과 공포까지는 아니다. 그냥 극도의 흥분 그 자체... 뭔가 좀 불편하긴 한데 절대 그만보고 싶지는 않다. 그때였다.

"정현아. 니 바지 또 지난번처럼..."

아뿔싸! 이런 바보. 하필 여름이라서 바지는 또 왜이렇게 얇은 건지... 벌써 팬티까지 축축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이걸 어쩌지? 또 화장실로? 

"차라리 그냥 벗지?"

이건 또 무슨 개수작?

"지금 여기서?"

"응!"

"나보고 바지를 벗으라고?"

"왜? 부끄러워서? 그럼 공평하게 나도 빤쭈 보여주까?ㅋㅋㅋ"

이건 분명 도발이다. 얘는 지금 남자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물러 설수 없다. 승부욕 발동이다.

"그래. 그럼 되겠네!"

"그래. 니 먼저 벗으면 나도 빤쭈 보여 주께~ㅋㅋㅋㅋㅋ"

이게 끝까지 나를 만만하게 보고 있다. 어디 내가 못벗을줄 알고?

(미친놈...그렇다고 진짜 여자 앞에서 바지를 내리다니...;

"꺄르르르르르르~~~~~~~~~~~~~~"

그걸 본 지은이가 자지러진다. 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부끄러운줄도 모른다.

"야! 니는 왜 안벗는데?"

"바보. 내가 바지를 왜 벗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팅~'

이것은 내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다. 눈에 뵈는게 없다. 지은이를 붙잡으려 몸을 앞으로 뻗는다. 지은이는 일어서서 도망치기 시작한다. 쫒아가서 잡으려고 일어나면서 한발짝 때는 순간 반쯤 내린 바지에 다리가 걸려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다.

'꽈당~!'

순간 지은이 얼굴에 장난끼가 사라지고 놀란 토끼눈을 하고 다가와 내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야! 괜찮나?"

난 이미 이성의 끈을 놓은 상태다. 고통따위, 쪽팔림따위 느낄 겨를이 없다. 오로지 복수에 눈이 멀어 걱정돼서 다가와준 지은이 다리를 붙들고 매달린다. 순간 발을 빼고 도망쳐 보려 하지만 난 몸을 세워 지은이 허리를 감싸안고 넘어뜨린다. 그렇게 둘이서 거실 바닥을 뒹굴다가 결국엔 내가 힘으로 제압하고 지은이 위로 올라탄다. 뭐 난 죽자살자 덤벼들고 있는데 지은이는 아직까지 이 상황이 약간은 재밌게 느껴지는 가보다.

"알았다. 알았다. 내가 잘못했다. 항복! 항복! 이제 좀 놔주라~"

내 화가 풀리려면 아직 멀었다. 기어이 난 끝까지 이 배신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작정으로 지은이 벨트를 풀어헤치고 있다.

"야! 니 지금 뭐하노? 미쳤나? 내가 잘못했다니깐? 미안~!"

지은이는 아깐힘을 쓰며 발버둥을 쳐보지만 역부족이다. 나보다 키는 조금 크지만 여자아이가 또래 남자아이를 힘으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결국 나는 바지 단추까지 풀고 지퍼까지 내렸다. 이제 양손으로 옆구리쪽 벨트를 잡고 끌어내리기만 하면 되는데... 갑자기 낌새가 이상하다. 그렇게 발버둥을 치더니 그냥 잠자코 가만히 있다.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다.

이런 미친놈.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순간 지은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당황한 나는 한순간 얼어버린다.

"흐엉~~~~ㅠㅠ"

진짜 나라 잃은 듯이 서럽게 울더라. 순간 무장해제된 내가 한걸음 뒤로 물러나 앉았더니 주섬주섬 다시 바지 단추를 채우면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내가 어찌나 못나 보이던지... 순간 그냥 도망쳐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지은이가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측은한 마음에 도저히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저기 지은아. 미안. 그러게 니가 자꾸 나를 놀려서..."

"흐엉~~~~~~~~~~~~~~ㅠㅠ"

어이그...아까보다 울음소리만 두배로 키워놨다.

"진짜 미안. 내가 잘못했다. 화 풀어라~"

"흐엉~~~~~~~~~~~~~~~~~~~~~~~~~~~~~~~~~~~~~~~~~~~~~~~~~~~~~~~~~~~ㅠㅠ"

이건 뭐, 사과 한번 할때마다 역효과가 두배로 돌아온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때, 티비에서 본 장면이 생각이 난다. 보통 여자가 울면 남자가 살짝 보듬어서 등을 토닥여 준다. 아마 한 열번중에 아홉번은 그랬던 것 같다.

조심조심 옆으로 다가가 앉아 어께에 손을 올려본다. 지은이는 순간 어깨를 튕기며 내 손을 떨궈낸다. 어쩔 수 없이 난 그냥 간만히 있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울음소리는 조금씩 잦아든다. 다시한번 어깨에 손을 올려 본다. 이젠 지은이도 그냥 가만히 있는다. 조금 더 바짝 다가가 어깨를 팔로 감싸 안는다. 가끔씩 손을 내려 등을 토닥여 준다. 얼마나 지났을까? 울음은 그쳤는데 우린 계속 그러고 앉아있다. 어느새 지은이는 내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있다. 그럴만도 하지, 지쳤나보다. 이제 나도 슬슬 일어나야 하는데... 드디어 마음에 안정이 좀 된걸까? 지은이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그렁그렁한 눈매, 아직도 눈물이 쏟아질듯 말듯, 얼굴과 얼굴 사이는 채 한뼘도 되질 않고, 아직도 약간은 쎅쎅 몰아쉬는 거친 숨결이 내 얼굴에 와닿는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듯 둘은 서로 빤히 쳐다보다가, 천천히 서로 거리를 좁히고, 이내 눈을 감고선, 입술을 포갠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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