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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 OP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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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바람..

시작은 늦지만, 늦게 시작한 것은 거침이 없으렸다?

...
...
...

평소 업무의 성격 탓에 난 직원들이 움직이는, 조금은 톡특하고, 또 요상한 동선에 같이 섞이는 것을 적잖이 꺼려해왔고, 실제로 그래야만 했다.

한 쪽 구석에 자리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목을 쥐고 있는 사람. 

웃는 얼굴을 보여 주려 노력 하고 있지만, 엑셀 챠트 안의 숫자가 이상 현상을 보일라치면, 아니 구지 이상 현상이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면, 꼬물대는 숫자만으로 거침 없이 누군가의 목을 쳐내어야 한다고 보고 하고, 설득하고, 실행해야 하는 사람.

그런 내가, 술 한 잔 기울이고 아무런 생각 없이 그네들과 섞여, 2차 나가는 아가씨를 옆에 앉혀 놓고 함께 즐기다가, 다음 날 갑자기 그네들에게 해고를 통보할 수는 없었다.

난, 수도 없이 그네들과 술을 마셔댔지만, 절대로 그네들의 '독특한 동선', 특히 돈을 주고 유흥과 쾌락을 사는 곳에는 섞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찌보면, 일종의 의무감이랄까? 아니면, 미래의 죄책감 같은 것이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

더불어, 구지 원한다면, 서로 경계심이 필요치 않은 파트너에게 넌지시 전화로 물어보기만 하면 됐었기에...

물론, 그네들의 시도는 다양하기도했고, 꽤 오랫동안 지속됐었다.

그랬다. 그네들은 단지 생존을 위해, 빤히 보이는 구조 조정을 빗겨가기 위해 노력하곤 했고, 그 끝은 항상 미련(?)스럽게도 화대를 주고 살 수 있는 '재희' , ' 태연' , '소유' , '혜빈' 등의 닉네임으로 불리워지는 여인네들이었다.

거의 성공할 뻔한 녀석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한 번도 그네들에게 내 양심을 팔거나, 그들의 돈에 굴복하지 않았다.

단 한 번의 무너짐이 내 기준과 철학을 뭉개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 두려움의 무게 만큼 난 도망다녔고, 회피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들이 날 청렴한 고자(?)라고 온 회사 안에서 선언했을 때, 난 비로서 해방을 맞을 수 있었다.

다만, 거의 성공할 뻔한 녀석 덕분에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10%의 인원 감축안과 그를 통해서 얻는 재무상의 이득이 얼마나 큰가를 CEO에게 설명하던 날,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
...
...

어떤 놈이 만든 말인지 참 고약하다.

OP걸 이라니..

국어 사전에 등재되지 않는 이상 공식적인 단어가 아닌 유행어 내지는 은어일 수 밖에 없는 그 단어를 듣는 순간 껄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OP걸은 '오피스걸'을 의미하는거 아세요?"
거의 날 설득해서, OP걸의 품안에 안기게 할 뻔한 녀석의 말이었다.

왜 OP걸일까?

오피스는 Office 이고, 그럼 OF걸이 되어야 하지 않나?
아니면, Office Performance Girl 쯤, 되어서 OP걸인 것일까?
이 또한 말도 안되는 단어의 조합인데...
쟁글리쉬인가..

어쨌거나, 난 실체를 묻지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어차피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
...
...

"오빠, 꽤 재밌는 사람 같은데?"
"음..."
"우리는 말야, 오는 손님 몸동작이나 손가락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어. 근데 말야, 오빠는 좀 특이했어. 들어올 때 떨던 손가락,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호호호"
"음..."
"또 와. 그리고, 오빠 부를 예명 하나만 줘. 실장한테 오빠라고 이야기 하면, 이렇게 늦은 시간이라도 퇴근 안하고 기다릴께. 대신 손님 받을 때는 기다려야 하는건 알지? 딴 얘 지명하면 죽는다?"
"예명 없는데..."
"훗.. 처음 들어올 때 모습이 꼭 바보 같았어. '바보' 어때? 아니, '바보바보' 해라. 두 배쯤 바보 같았으니까 말야"

태어나서, 첫 OP걸이었다.
얼떨떨한 상태에서 CEO에게 장난으로 던진 말로 시작된 비극(?)이었다.
문자 그대로의 비극..

#2 에서 계속.  
de Dumb sqaure.

P.S. : 초고를 이미 완성해뒀던 글이라 올라갑니다. #2, #3도 바로 올리려 했으나... 진짜로 덜 다듬어져서 안되겠네요. 쩝..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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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5-12-22 11:22:46
다음편 기대기대
익명 2015-12-22 1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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