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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500일의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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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이쁘게 준비해서 나섰지요?
햇빛이 강렬하군요.
튜브 하나 가방처럼 매고 다녀도 이상하지 않겠어. 바닷가도 아니지만 어색해 보이기는 커녕 어째 굉장히 부러워 보일것만 같아요.
상상합니다.
투피스 수영복이나 래쉬가드를 입은 사람들이 서핑보드와 작은 튜브를 악세사리처럼 둘러메고 활보하는 거리를. 저마다의 손에 찰랑이며  반짝이는 팔찌와 꽃 피듯 물든 손톱, 하얀 여름 스니커즈와 엄지 발가락에 걸린 채 이끌리는 슬리퍼.
말간 복숭아뼈에 그려넣은 하트 무늬의 검정 헤나가 잘 어울리는 살색의 여름을.
상상합니다.
당신은.
청반바지에 하얀 긴 팔 브라우스를 접어 입고는 바닷바람에 나풀 거리고 있어요. 긴 머리는 양 갈래로 묶고 신발도 양 손에 든 채 휘저으며 맨발로 해안가를 뛰어 다닙니다. 뒤따르는 흰둥이는 당신 신발을 낚아채보려 점핑 점핑! 점점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해를 맥주잔 안에 담아 마시던  나는. 펜과 종이와 맥주잔 마저 내팽게 치고 당신을 쫒아가 안아 올립니다. 뛰던 힘을 못이기고 물 속에서 넘어지지만. 아! 이렇게 즐거울수는 없어요.
하얀 파도에 앉아 당신이라는 여름과 키스를 합니다.

그래요. 내게.
여름은 당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러니. 여름으로 가는 표는 편도여야만 합니다.
돌아올 이유 따윈 없으니까요.

https://youtu.be/RC8ApqqKuAg
아저씨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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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데시 2016-06-23 12:17:02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나, 윤대녕의 「천지간」의 문체가 생각나네요. 부드럽고 섬세하고 이야기 나누는 듯한 편지글..
누구에게 그리 편지를 쓰시나요?^^
아저씨펌/ 감사합니다. "사랑" 이라는 단어를 품은 사람들에게. 꼬끼오~ 닭살이 오른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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