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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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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은 간다> 운명, 사람들은 운명적인 사랑을 말한다. 사랑만 있으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환상은 우리가 어려서 읽었던 동화책에 나오는 로맨틱한 사랑의 신화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동화들을 보면 대부분 왕자와 공주가 등장하고 그들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다음에 결혼하게 되고 그 다음에는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사랑만 있으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린 사랑에 빠지게 되면 그것을 마치 하늘이 정해준 운명적인 짝이라고 여기게 되고 서로가 모든 면에서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앞으로도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완벽한 결합과 조화 속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꿈꾸던 직장에 취직했다고 해서 영원히 편하게 놀고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도 해야 하고 직장 동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일에 힘써야 한다. 직장 동료와의 갈등으로 고민하게 되고 그것을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만 있으면 아무런 노력 없이도 욕구가 충족이 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이루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사랑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사람을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마저 가지게 된다. 그러면서도 혹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하며 세월을 보낸다. 결국 참지 못하게 되면 ‘속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분노마저 느끼게 된다. 사람들이 운명적인 짝을 찾는 이유는 자신이 배우자와 맞추면서 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한번 배우자를 결정하고 나면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그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잘 맞지 않는 부분은 맞추어가면서 살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것도 여의치 않고 맞추어가면서 산다는 것도 간단하지 않다. 자신이 변하는 것도 원치 않고 배우자를 바꾼다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 맞는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운명적으로 딱 맞는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사랑에서 빠져나올 때 갈등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장점이라 생각했던 것이 단점으로 보이고 예전에는 자신의 규칙과 맞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익숙한 규칙을 파트너가 어기면 몹시 화가 나고 짜증이 나서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살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바꾸는 것보다는 파트너가 바뀌기를 원한다. 그래서 제일 많이 쓰는 말이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것이다. 사랑한다면 자신이 아니라 파트너가 양보해야 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내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사랑만 하면 그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이제는 마치 커다란 잘못인 양 말하게 된다. ‘사랑한다면’ 이라는 말은 결국 파트너가 양보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강요할 때 쓰는 말로 전락해버린다. 이처럼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사랑이 변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다.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사랑이 변했다고 말한다. 섹스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조차도 성적 만족과 사랑을 하나로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를 원망하거나 아니면 누구나 한번쯤 거쳐 가는 권태기라고 하면서 체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것을 극복할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분명 사랑만 있으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데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그 놈의 사랑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사람은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는지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평소에도 “나 사랑해?”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그 정도는 양보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 위해서이다.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것으로 파트너에게 족쇄를 채우는 것과 같다. 하지만 양보를 강요하는 쪽이나 강요당하는 쪽 모두 불행할 수밖에 없다. 양보란, 국어사전에 보면 ‘자기 주장을 굽혀 남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사람은 자기 주장을 굽히게 되면 자존심이 상하고 굴욕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런 일을 반복한다면 사람은 견디지 못한다. 또한 매번 상대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사람도 알아서 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몹시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결국 이런 사랑은 아픔이 있을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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