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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테스트기로 고환암을 진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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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노>
 
2012년 미국의 유명한 소셜사이트 레딧(reddit)에 올라온 이야기기다. 한 남자가 우연히 전 여자 친구의 임신테스트기를 재미삼아 써 봤단다. 그런데 선명한 두 줄, 즉 양성반응이 나왔고 깜짝 놀라 "나 임신했나봐!"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글을 보고 구글에 검색해 본 사람은 고환암의 징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빨리 병원에 가 보라고 알렸다. 반신반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 본 결과 우측 고환암이 확인됐다. 다행히 조기에 수술을 받아 치료할 수 있었다.*
 

* 기사 링크▶ http://goo.gl/4ejsZ5
 
 
이게 정말 가능한 이야기일까? 흔히 사용하는 가정용 임신테스트기는 소변을 통해 임신 여부를 판단한다. 임신을 하면 우리 몸의 beta-HCG*의 양이 상승하기 때문에 소변으로 배출되는 beta-HCG를 검출하면 임신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 beta-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임신 시 태반(placenta)의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남성 몸의 beta-HCG 물질이 증가할까? 가장 흔한 경우로는 고환암(testicular cancer)이 있다. 남성의 고환암은 보통 20-40대에 많이 발생하는데, 약 30%의 확률로 beta-HCG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고환암뿐 아니라 폐암과 소화기암 환자의 경우에도 일부 증가할 수 있고, 간경화나 염증성장질환 환자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건강검진 항목을 살펴 보면 암표지자 검사로 beta-HCG에 대한 혈액 검사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환암을 제외한 질환의 경우 혈액 내 beta-HCG 양이 증가할지 몰라도 소변으로 배출될 정도로 농도가 높아지기는 어렵다. 임신테스트기로 확인이 될 정도의 beta-HCG가 검출되었다는 질환은 고환암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임신테스트기를 고환암 검사 용도로 쓸 수 있을까? 앞에서 썼듯이 고환암 환자의 30%서만 beta-HCG의 증가가 감지된다고 알려져 있다. 나머지는 임신테스트기로 확인이 안 된다는 뜻이므로 임신테스트기로 고환암을 진단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일 것 같다.
 
그보다는 손으로 양쪽 고환을 촉지해서 자가 검사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다. 14살이 넘으면 부터 한 달에 한 번씩 하면 되는데, 자세한 방법은 예전에 쓴 글을 참고하면 된다.*
 
* 고환암 자가 진단을 생활화하자▶
http://goo.gl/2sYSMo
 
올해 영국에서 복부에 암이 퍼진 남성을 진찰하는데 어디에서 온 암인지 확실치 않았다. 케임브리지 의대에서 임신테스트기로 양성반응 확인했고 고환암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봤다.* 다만 케임브리지 의대라는 세계 유수의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직접 손으로 진찰하거나 고환 초음파를 하면 바로 알수 있는 진단을 왜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했는지가 의문이다.*
 
* 기사 링크▶
http://goo.gl/ooRNfU
두빵
어비뇨기과 의원 원장 / 대한비뇨기과 의사회 이사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역임
http://www.urolog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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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베미뇽 2015-06-03 10:54:00
30%정도라지만, 그래도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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