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SNS에서 '콘돔을 사용하면 발기부전이 된다'는 논란이 뜨거웠다. 오랫동안 비뇨기과 진료를 봐 온 나로서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간혹 이런 문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환자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이참에 좀 더 정확한 내용을 찾아 보기로 했다.
 
콘돔 착용과 발기부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있다. 미국에서 23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5%가 콘돔을 썼을 때 발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참고문헌 1] 2004년부터 2005년사이에 미국의 성병클리닉에 방문한 18세-35세 남성 278명 가운데 37.1%가 같은 대답을 했다. [참고문헌 2]
 
두 번째 연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28.1%가 콘돔을 착용한 세 번의 섹스 가운데 한 번은 발기가 되지 않았으며, 9.4%는 세 번 중 두 번, 3.6%는 세 번 중 세 번 모두 발기가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참고문헌 2]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의 원인은 콘돔으로 인한 자신감 결여(low self-efficacy to use condom), 최근 콘돔 사용에 문제가 있었던 경험(recent problems with the ‘fit or feel’ of condom), 셋 이상의 섹스 파트너를 가지고 있는 경우 등이라고 한다.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에 대한 처방은 대부분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인데, 이러한 처방의 배경에는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이 심리적 발기부전의 하나라는 인식이 있다. 다시 말해, 발기 자체를 더 잘 되게 해서 해결하려는 의도다. 과연 이런 처방이 효과가 있을까?
 
2006년 705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는 남성이 오히려 세 배 가량 높은 확률로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을 경험했다. [참고문헌 3] 하지만 위 연구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는 이유에 대한 항목이 빠졌다는 맹점이 있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가 효과가 없다는 판단을 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명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에게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했을 때 효과에 대한 연구가 별도로 필요할 것이다.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을 겪는 남성이 안전한 섹스를 하려면 스스로 콘돔 사용법을 잘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파트너의 배려가 필요하며 증세가 심각한 경우에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1. Musacchio NS, Hartrich M, Garofalo R. Erectile dysfunction and Viagra use: What’s up with collegeage males? J Adoles Health 2006;39:452–4.
2. Graham CA1, Crosby R, Yarber WL, et al. Erection loss in association with condom use among young men attending a public STI clinic: potential correlates and implications for risk behaviour. Sex Health. 2006 Dec;3(4):255-60.
3. Sanders SA, Milhausen RR, Crosby RA, et al. Do phosphodiesterase type 5 inhibitors protect against condom-associated erection loss and condom slippage? J Sex Med. 2009 May;6(5):14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