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행위에 대한 역사적 인식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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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몽상가들> 1945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의 자위행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도 자위행위를 하면서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남자들이 많다. 이러한 인식은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비롯됐다.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에서는 자위를 축복의 행위로 여겼다. 고대 이집트의 전설에는 태양신 '라'가 자위행위를 해서 인간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태양신 '라'는 아침에는 '케프리', 낮에는 '라', 저녁에는 '아툼'이라 불린다. 피라미드 안쪽 벽화에 보면 '아툼'이 한 손으로 성기를 잡고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에는 헤르메스가 목양신 '판'의 성욕을 진정시키는 수단으로 자위행위를 가르친 이야기가 나온다. 그 '판'이 금욕 기간 중 양치기들의 성욕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자위행위를 가르쳤다.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 역시 자신이 부른 창녀가 자신의 성욕을 만족시키지 못하자 쫓아 버리고 '내 손이 더 빠르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던 것이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공개적인 자위행위가 별다른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18세기에 들어오면서 자위행위가 죄책감이나 수치심의 대상이 되었다. 18세기 중엽의 과학자와 내과 의사들은 '자기 남용', '홀로 저지르는 죄악', '자해' 등의 표현으로 자위행위를 비난했다. 자위행위를 모든 악의 원천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킨제이 박사의 연구에서도 이런 사실이 지적되고 있다. 당시에는 "여드름에서 정신 질환에 이르는 모든 병은 자위행위에 그 원인이 있다"고 여겼다고 한다. 기독교 단체에서 자위행위를 비난하는데 처음으로 과학적 권위자들이 가담할 당시는 자위행위에 대한 비난이나 충격은 그런 대로 관대한 편이었다. 단순히 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자위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주장하는 자위행위의 후유증에 대한 교육이나 특수한 약들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그에 대한 비난은 점점 심해졌으며 19세기 중엽에 이르러서 거의 광적으로 번졌다. 자위행위를 막기 위한 치료방법으로 잠잘 때에 침대 기둥이나 벽에 손을 묶기도 하고 성기 표피에 고리를 씌우거나 못이 달린 링을 끼우기도 했다. 이런 방법은 성기가 발기하면 자극을 받아서 극도로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또 구속용 자켓을 입어 손이 성기에 닿지 않게 하거나, 드문 경우이지만 성기를 아예 잘라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자위행위가 정신적 육체적 비정상, 예컨대 간질병이나 정신 이상 등의 원인이 된다는 견해는 19세기 말경에 와서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자위행위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자위행위가 신경성 질환이나 부부간 성 문제에 원인이 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A. 드브레는 1894년에 출간한 <결혼의 위생과 생리>에서 성기의 완전성과 활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성기의 사용 빈도를 줄여서 피로를 덜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기의 사용 빈도를 줄이는 방법이 바로 자위행위의 횟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성기가 발기되지 않게 만드는 원흉이 바로 자위행위라고 보는 것이 당시 유럽의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런데 프로이트와 몇몇 심리학자들은 자위행위에 좀 더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소년의 자위행위에 한정되었고 조금은 불쾌하고 유치한 습관이라고 여기기는 했지만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것이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지만 그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하게 정의되지 않아서 어느 정도의 빈도를 말하는 것인지 애매하였다. 자위행위가 소년에게는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성인에 의해 행해질 때는 유치하고 성숙하지 못한 행위로 여겨지는 견해는 계속되었다. 정상적이고 건전한 이성과의 관계보다 자위행위에 의지하는 성인에게는 뭔가 심각한 문제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자위행위는 실제의 성행위에 대한 구차스런 대체물임이 명백한 이상 성격적 결함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자위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킨제이 박사의 연구 결과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킨제이 박사의 연구결과 남성의 92%가 자위행위를 하는데 그들 중에는 결혼 후에도 계속 하고 있지만 어떤 해로운 영향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한 것이다. 그는 자위행위에 관련된 문제는 그 행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교육에서 비롯된 행위에 대한 걱정이나 죄책감에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자위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교육이 자살까지 기도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마스터즈와 존슨 팀이 조사한 남성들은 자위행위에 대해 상당히 전통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들 모두 '과도한 자위행위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비정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믿었는데 과도한 자위행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못했다. 실제로 많은 의사나 종교인 그리고 교육자와 부모들은 아직도 자위행위가 어떤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좋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만나는 젊은이들에게 자위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에서 말하기 때문에 자위행위를 하면서도 여전히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류벤은 그의 저서 <성에 관해 알고 싶은 모든 것들>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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