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多産)’ 기원하는 성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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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루지기> 양(羊)은 맛있음(味), 아름다움(美), 상서로움(祥), 착함(善), 의로움(義)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 조상들은 무릎을 꿇고 젖을 먹는 양을 ‘은혜를 아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또 양은 무리를 지어 군집생활을 하면서도 동료 간의 우위다툼이 없고, 암컷을 독지하려는 욕심이 없다. 그래서 양은 항상 길상(吉祥)의 의미를 갖는다. <동의보감>에는 성(性)과 관련해 재미있는 양 얘기가 나온다. 옛 중국 사천 북부지방에는 하루 100번도 넘게 교미를 하는 양이 있었다. 이 양은 교미를 끝내면 콩잎 같은 풀을 뜯어먹고 정력을 회복한 뒤 다시 교미를 거듭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한방에서 양은 기(氣)를 돋우는 식품으로 보고 있다. <본초강목>에 양고기는 중풍을 다스리고 기를 돋운다고 하였으며, <규합총서>에는 양고기의 성질이 크게 더우므로 허약하고 몸이 찬 사람에게 이롭다고 돼 있다. ㅣ설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이어진 성(性)풍속 색정이 강한 양의 해에 우리나라 전통 세시풍속에 담긴 성문화를 한번 알아보자. 이맘때부터 정월대보름까지는 성(性)과 관련한 다양한 제의가 이뤄지던 시기다. 한 해의 질병이나 불행 등 액운을 막는 것과 동시에 농경시대에 필요한 일꾼을 낳는 다산(多産)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성풍속은 은밀하거나 어둡지 않다. 노골적이지만 해학과 재치가 넘치고 낭만적이다. 성을 즐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건강한 부부관계에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1.용란 뜨기 정월의 첫 상진일(上辰日)인 용의 날에는 용란을 떴다. 하늘에 있는 용이 내려와 우물에 낳은 알을 먹는 퍼포먼스다. 물론 용의 알은 우물에 비친 달이었다. 실제로 용의 알을 먹으면 풍년은 물론이고 여성들은 임신을 하게 된다고 믿었다. 이는 달을 음력(陰力)의 상징으로 여긴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은 보름달이 뜰 때여성의 성욕이 가장 높다고 믿었다. 2. 밤 방아찧기 정월을 맞아 처음 맞는 상자일(上子日)인 쥐의 날에는 부녀자들이 밤에 방아를 찧었다. 밤중에 방아를 찧는 행위는 그 자체로 성행위를 묘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쥐의 날은 여성들의 노골적인 잠자리 퍼포먼스가 벌어지던 날이라고 볼 수 있다. 3. 나무 시집보내기 건강하고 활기찬 우리네 성풍속의 백미는 ‘나무시집보내기(嫁樹)’다. 매년 설날이나 정월대보름에 행하던 풍속이다. 벌어진 과일 나무 가지를 여성의 음문으로 보고 남근을 닮은 단단한 돌을 끼워 넣는 것이다. 이는 성행위를 상징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많은 작물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4. 나무서방 끼고 밤 새우기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뻗은 나무의 우람한 기운을 받으려는 여인들의 정성도 애틋했다. 이는 나무서방을 끼고 앉아 밤을 새우는 풍속이다. 나무서방은 복사나무나 그 열매인 복숭아다. 복숭아가 남성의 고환을 상징하기 때문에 나무서방이라고 불렀다. 5. 탑돌이 대표적 명절인 정월대보름은 ‘연인의 날’이었다. 신라시대부터 행해졌던 정월대보름의 ‘탑돌이’ 풍속은 청춘남녀가 탑을 돌다 눈이 맞으면 사랑을 나누던 신나는 축제였다. 조선시대 세조는 한양 원각사의 탑돌이로 연문이 끊이지 않자 금지령까지 내릴 정도였다. 6. 다리 밟기 다리밟기는 주로 청계천에서 행해졌다. 북악·인왕·목멱·매봉산의 계곡물이 만나는 청계천은 예로부터 한양 땅의 정기가 응축된 곳으로 알려졌기에 여인들이 광통교를 비롯한 청계천의 열두 다리를 건너며 액운을 쫓았다. 또한 아들 낳기를 간절히 바라는 여인들은 청계천에 보름달이 뜨면 음문 가득 정기를 취하느라 속곳을 힘껏 벌렸다는 기록이 있다. 다리밟기와 달맞이가 끝나면 남정네와 여인네들이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했는데 여인네들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 하여 남정네들이 슬그머니 져 주었다. 7. 농바우끄시기 충남 금산의 ‘농바우끄시기’도 재미있는 유사 성행위 풍속이다. 남성의 심벌을 닮은 바위를 끌다 힘이 들면 마을 처녀들이 고쟁이를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근처 냇가에 뛰어들어 “하늘님, 물이 귀해 속옷을 못 빨아 입어 시집을 못 갑니다. 올 한 해 비 좀 알맞게 내려주세요”하고 외쳤다. 그러면 아주머니들이 키를 들고 물을 담아 쏟아 부으며 정말 비가오는 것 같은 시늉을 했다고 한다. 8. 알몸 쟁기질 화전민 마을에서는 신주(祭官)로 뽑힌 남성이 발가벗고 쟁기질을 했으며, 이외의 지역에서는 수총각(首總角)이 알몸으로 한 해 농사의 첫 삽을 떴다. 마을 총각의 우두머리로 힘세고 건장한 수총각이 알몸으로 쟁기를 끌며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한 것은 여신인 지신(地神)과 벌이는 일종의 유사 성행위였다고 기록돼 있다. 이와 반대로 여성들은 남성에 해당하는 천신(天神)에게 알몸을 보였는데, 평안도 꽃요람굿의 경우 속옷을 입지 않은 무당이 그네를 탔다. 그네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작과 속살을 보이는 행위는 곧 성행위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9. 집단방뇨 달 밝은 밤에 여성들이 마을 앞산에 올라 집단방뇨를 하면서 가뭄을 막아 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소변을 보는 것은 비를 내리는 행위와 유사했으며, 밝은 달빛에 엉덩이를 노출하는 것은 양(陽)에 해당하는 천신을 성적으로 자극해 비를 뿌려 주기 소망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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