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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의 쾌감에도 단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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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드>
 
사랑의 감정만으로 가슴 벅찬 때가 있었는데, 어느새 섹스를 해도 텅 빈 듯한 느낌. 무엇이 문제인 걸까? 누군가를 사랑하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그 사람의 모습이 너무 멋지게 보인다.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사랑이기에 그 사람의 손이 따뜻하게 느껴지면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하다.
 
'누가 사랑하면 꼭 섹스를 해야 한다고 했는가? 비웃고 싶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그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그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그 사람이 옆에만 있어도 그 사람의 몸에 기대기만 해도 사랑이 전해진다. 그 사람을 조금만 끌어안아도 사랑이 물처럼 주르륵 흘러내릴 것만 같다. 굳이 섹스를 하지 않는다 해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그 자체가 커다란 기쁨이다.
 
밤새 통화하며 소근대는 사랑의 밀어에 온몸이 촉촉히 젖는 느낌이다. 남자의 흥분된 목소리가 가볍게 떨리며 귓가에 전해진다. 손이라도 내밀어 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까움에 숨이 가쁘다. 서로를 갈망하는 이 마음. 어서 아침이 와서 그 사람의 몸을 만질 수 있다면 아니 그 사람의 환한 미소 띤 얼굴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눈을 감고 살며시 입을 벌려본다. 그 사람의 뜨거운 타액이 입술을 적셔준다. 부드럽게 파고드는 혀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사랑의 갈증이 한순간 모두 채워지는 포만감을 느낀다. 사랑이 이런 것이구나! 콩닥콩닥 가슴은 한없이 방망이질치고 숨이 탁탁 막히면서 그 사람의 사랑이 온몸을 가득 채운다. 너무나 소중한 그 사람이기에 가능한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그 사람의 품이 한없이 포근하고 넓게만 느껴진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이 사람과 함께라면 사랑과 행복만으로 넘쳐날 것 같다. 뜨거운 손길이 가슴을 어루만진다. 긴장한 젖꼭지가 파르르 떨며 강한 쾌감에 오똑 선다. 그 사람의 뜨거운 입김에 나의 몸은 이미 쾌감에 젖어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를 만족감에 젖어든다.
 
몸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다. 지금까지 숨죽이며 조용히 살아왔기에 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육체에서 욕망이 조용히 눈을 뜬다. 그 사람에 의해 욕구가 거부감없이 살아나고 있다. 어서 하나가 되었으면……. 그와 하나가 되기 위해 오히려 내가 더 적극적이다.
 
'이렇게 이렇게 하나가 되는구나!'
 
강한 통증이 아랫도리에서 전해진다. 눈물이 찔끔 난다. 하지만 그 사람과 하나가 되었다는 기쁨이 고통보다 오히려 더 크다. 이것은 하나의 감동이다. 지금도 이렇게 행복한데, 이렇게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 남녀 간의 사랑에 굳이 오르가즘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사랑만 있다면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이 아름다운 사랑이 나를 황홀하게 하는데 더 큰 무엇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옆에 누워있는 그 사람의 모습이 너무 신비하다. 사람의 알몸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 달콤한 여운이 온몸에 남아 나른하기만 하다.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준 그 남자가 너무 고맙고 또 대견스럽다. 세상은 이미 그 사람에 의해 달라져 있다. 밖에서 들리는 차 소리도 정감있게 들리고 방안에 남아 있는 열기가 알몸을 포근하게 감싼다. 아직도 그 사람과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꿈속처럼 몽롱하게 느껴진다. 이런 행복을 남들도 느끼는 것일까?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서 송구스럽기까지 하다.
 
"지금까지 섹스가 동물적인 욕구처럼 여겨져 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과의 섹스는 그렇지 않아. 섹스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 사람이 내 몸을 애무하면 나는 온몸이 녹아버리는 것 같아. 어떻게 이런 용기가 생기는지 몰라. 알몸으로 있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아. 사랑의 힘은 정말 위대해!
 
사랑만 있으면 이처럼 행복할 수 있는데 어째서 남들은 오르가즘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일까? 욕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 생각하기엔 사랑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섹스가 이처럼 달콤한데 왜 동물적인 욕구에 집착하는 것일까? 정말 아름다움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어느덧 그 사람에 의해 길들여진 것 같다. 이미 나의 전부가 되어버린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단순히 섹스뿐인지 의문이 든다. 너무 오랫동안 섹스를 해온 게 아닐까? 그 황홀했던 느낌이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내 사랑이 이미 식어버린 것이 아닐까? 차마 이런 말을 그 사람에게 할 수 없다. 나 역시 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 같아 말을 하지 못한다. 내가 너무 밝히는 것이 아닐까? 그 사람에게 미안하다.
 
가슴 한곳이 텅 빈 것처럼 휭하니 바람이 인다. 섹스를 끝내고 옆에 누워있는 남자가 이제는 자랑스럽지 않다. 허전하고 뭔가 부족한 느낌이 계속 밀려와 아쉬움만 남는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남자에게 야속한 마음까지 생긴다. 어떻게 혼자 즐기고 저렇게 태평하게 누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내가 정말 저 남자를 사랑하기는 한 것일까?'
 
여자가 느끼는 쾌감에도 단계가 있다. 섹스를 하지 않아도 만족하는 정신적 쾌감의 단계와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서 하나가 된다는 행복감이 만들어내는 쾌감의 단계 그리고 남자와의 섹스에 의해 만들어지는 육체적인 쾌감의 단계가 있다.
 
흔히 신비감이 사라지면 권태기가 온다고 말한다. 이 신비감이라는 것은 여자 스스로가 정신적 쾌감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는 남자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자는 쾌감을 느낀다. 굳이 오르가즘이 아니라도 여자는 행복하다. 여자가 정신적으로 흥분하고 느꼈던 쾌감을 더는 느낄 수 없게 될 때 권태기가 찾아온다. 육체적으로 쾌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 달라졌다고 한다. 섹스가 재미없고 서로에 대한 사랑도 식어버렸다고 생각한다.
 
남녀의 사랑은 정신과 육체적인 사랑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을 때 지속적으로 사랑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정신적인 사랑으로 그 쾌감에 흠뻑 빠져 있을 때는 육체적인 사랑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정신적 사랑이 만들어내는 쾌감 때문에 육체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다가 육체적인 사랑이 정작 필요하게 될 때에는 이미 남자나 여자 모두 서로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서로의 성감대가 어디인지도 모른다. 사랑이 그저 느낌만으로 이루어진다는 안이한 생각에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쾌감에 빠져들었을 때 서로의 몸에도 사랑의 흔적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뒤늦게 섹스 습관을 바꾸려 해도 사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몸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새삼스럽게 몇 번 시도를 해보지만 스스로 어색해하며 그만 포기하게 된다.
 
상대의 몸을 사랑하려는 노력 없이는 영원히 아름다울 것 같던 정신적인 사랑이 시들해져 버리면 육체적으로 아무런 쾌감도 느끼지 못해 지금까지의 사랑이 착각이었나 의심하게 된다. 섹스는 습관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을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을 한다면 남자나 여자 모두 권태기 없는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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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페르세우스l 2016-08-28 11:53:28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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