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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정조대의 차이 - 식물 vs. 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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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봉이 김선달이 새벽에 일어나 보니, 하룻밤 유숙한 외딴집의 아낙이 쌀을 씻고 있었다. 쭈그려 앉은 아낙의 풍만한 엉덩이에 마음이 동한 김선달이 희뿌연한 쌀뜨물을 버리는 것을 보고 ‘새벽 물을 싸기도 많이 쌌다’고 수작을 걸었다. 그러자 바람기 많은 여인이 ‘새벽 물에 김선달이 나간다’고 맞받아쳤으니, 풀이하면 김선달이 아낙의 자식이 되었다는 대꾸인데 노골적인 농짓거리를 주고받은 김선달과 아낙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남편 몰래 헛간에서 일을 치렀다고 한다.
 
아무튼 여인의 남편은 아내의 바람기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는데, 부득이 친척의 초상집에 가느라 집을 비우게 되었다. 필경 자신이 없는 틈에 외간 남자를 불러들일 것이 자명한지라, 남편은 여러 차례 다짐을 받고도 미심쩍어 아낙의 옷을 벗기고 사타구니에 한 쪽에는 망아지를 다른 쪽에는 보리 이삭을 그려 놓았다.
 
남편의 엄포와 허벅지에 그려진 먹물 그림이 염려스러웠지만 아낙은 참지 못하고 은밀하게 정분을 나누던 마을 총각과 질펀하게 방사를 나누었으니 조심을 했음에도 보리이삭이 모두 지워지고 말았다. 초상집에서 밤새 문상을 하고 온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아내의 하초를 벗겼더니, 역시나 보리이식이 다 지워져 있었다. 해서 그 사이에 어느 놈팽이와 배꼽을 맞추었냐고 추궁을 했는데 아낙은 태연히 ‘아, 요 망아지가 건너와 다 뜯어 먹었지요’라며 능청을 떨었다고 한다.
 
이른바 한국판 정조대에 얽킨 일화라고 할 수 있는데 서양의 정조대가 금속성이라면 우리의 정조대는 식물성이다. 즉 서양인의 행동양식이 부정의 소지를 원천봉쇄하는 쪽으로 표출된데 반해, 우리는 어차피 막을 수 없는 외도를 적당히 묵인하는 심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임적이고 느슨한 우리의 정조대가 오히려 양심적이었으니 서양 여성들은 열쇠공을 불러 마음껏 외도를 즐겼고, 심지어 임신을 하고도 바람을 피운 것이 아니라 동정녀 마리아처럼 남자 품에 안기지 않고 얻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남편들도 어찌할 수가 없었으니 하나 뿐인 열쇠는 자신이 보관해왔기 때문이었다.
 
12세기경 유럽에서 발명되어 십자군의 기사들이 오랫동안 원정을 갈 때 아내와 애인들의 정조를 지키기 위해 이용한 정조대는 금속 팬티로 사타구니와 허리를 격자 모양으로 견고하게 조이고 가운데 구멍을 뚫어 소변만 흘러나오도록 고안되었다.
 
소변 구멍의 안쪽에는 부드러운 천을 대어 심볼이 다치는 것을 막아주었는데 1930년에는 남성용까지 만들어져 이른바 자위방지용으로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1990년대 후반 인도네시아가 정변으로 혼란스워지자 안전내의라고 하는 속옷형 정조대가 개발되었으니, 성적으로 우월한 여성의 바람기를 막아보려는 남성들의 눈물겨운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재영 원장
퍼스트 비뇨기과 원장
ISSM(세계성의학회) 정회원 / KBS, MBC, SBS 방송 다수 출연
http://www.first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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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페르세우스l 2016-08-28 11:46:45
잘봤습니다
기대이상 2016-02-28 11:07:49
정조대가 열쇄와 자물쇠의 진화에 기여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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