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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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몇 일만에 그가 왔다. 그 날까지만 해도 만난다는 설렘으로 들떠 있던 그가, 집에 들어와 홀에 앉아 있는 모습은 심드렁하고 불편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밥상을 챙기고 조용히 오고 가면서 그녀는 가만히 그를 살핀다. 저녁을 마치고, 조용히 둘만 남은 시간... 그녀가 그의 옆에 가서 앉자 그는 난처한 표정을 조심스레 드러내며 말했다. “나 오늘 좀 힘들어. 발기도 될까 모르겠네” 그의 얼굴을 마주 보며 그녀는 싱긋 웃는다. “섹스 안 해도 돼. 난 자기가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해”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그는 다소 편안해 진 듯 말한다. “그래 좀 쉬자” 그는 그녀의 손을 이끌어 이층으로 향한다. 이층은 그들의 사랑의 축제가 불꽃처럼 타오르는 사랑의 사원. 그 사원에서 그와 그녀는 온전히 자신을 열고 온 몸을 뜨겁게 불태워 서로에게 녹아 들어가곤 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이 사원에서는 모두 사라진다. 오로지 그와 그녀의 격정적인, 혹은 고요한 몸의 움직임과 거칠거나 혹은 잦아드는 숨소리.. 그녀의 신음소리와 나지막히 주고 받는 그와의 사랑의 속삭임만이 신을 봉헌하는 의식으로 올려질 뿐... 인도의 신비로운 음악과 일렁이는 촛불, 말끔하게 정돈된 아주 넓은 침대가 그들을 맞이한다. 옷을 그대로 입은 채로 침대로 올라간 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변명처럼 말한다. “오늘 골치 아픈 일이 있어서 신경을 좀 썼더니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네.” “괜찮다니까. 그냥 쉬자.” 그녀는 생긋 웃으며 그의 옆에 누웠다. 이미 섹스는 잊었다. 그가 섹스를 해 주어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감지한 순간부터 그녀는 섹스를 하겠다는 마음도, 하고 싶다는 마음도 모두 다 내려놓았었다. “자기만 있으면 난 다 괜찮아.” 아무런 감정적 불만도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말투는 부드러우면서도 고요하다. 그의 팔베개를 하고 그의 가슴에 안긴 그녀는 아주 편하게 자신의 몸을 맡겼다. ..... ..... 낮은 음악소리와 일렁이는 촛불이 두 사람을 고요 속으로 이끌고 간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천정을 보고 누워있던 그가 몸을 뒤척여 옆으로 돌려 그녀를 마주보는 자세로 바꾼다. 그의 자세에 맞추어주려 같이 몸을 움직이다가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그의 눈동자에서 조용하면서도 일렁이는 욕망을 발견한 순간,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파고 들었다. “헉!!!” 찰나의 순간, 그녀의 골반에서 번개 같은 전류가 욕망과 흥분을 동반하며 가슴을 타고 머리 끝까지 솟구친다. 그녀는 욕망의 불꽃이 어느새 골반을 가득 채우고 의식은 현기증으로 아득해짐을 느낀다. 그의 손은 어느새 그녀의 어깨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져 그녀의 옆구리 선을 지나고 있다. 몇 달새 살이 오른 그녀의 엉덩이를 부드러우면서도 힘있게 움켜쥐었다가 풀어주고 허벅지 뒤쪽 선으로 옮겨간다. “아... 흐흑... 자..기..야...” 소리를 죽이느라 쥐어짜듯 뱉어내는 그녀의 신음에 그의 욕망은 더욱 맹렬하게 타오른다. 애초 그는 잠시 들렀다 가려 했을 뿐이었다. 그녀가 그에게서 그토록이나 자신조차도 보지 못하고 있는 사랑을 발견하기에, 그녀가 그에게는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에게 달려오기에, 그런 그녀와 한 약속을 어길 수 없어서 잠시 들러서 얼굴만 보고 가려 했을 뿐이었다. 회사에서 힘든 일도 있었고, 주변상황이 여러 가지 불편하게 돌아가고 있는 터라 이래저래 마음이 착잡했다. 최근의 상황들이 그를 몹시 힘들게 했기에, 섹스를 좋아하는 그로서도 섹스에 대한 마음이 사라질만큼 몸도 마음도 편치 않은 상태... 게다가 그녀는 건드리기만 해도 몸이 달아오르는 뜨거운 여자가 아닌가? ‘그녀가 원하면 어쩌지?’ 한 켠의 염려가 있었으나, 그녀가 그녀의 욕망으로만 그를 밀어 붙이지는 않을 거란 신뢰는 있었기에... 그녀에게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상황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성욕이 일어나다니... 그녀는 역시나 뜨겁게 달아올라 그를 향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듯 쏟아내면서 온 몸을 비틀었다. 그녀 안에서 그의 남성은 꿀렁꿀렁대는 움직임에 아득해지며 전율하는 쾌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 번’ . . . . . ‘두 번’ 여기까지가 그의 한계다. 사정하고픈 욕구의 고비를 두 번을 넘기고 난 그는 욕망이 조금 가라앉은 것을 느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그녀에게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남성을 푼 그는 아직도 너무나 건재한 자신의 남성을 보고는 놀라서 소리쳤다. “자기야! 이것 좀 봐!” 그가 남성을 푸는 순간부터 욕망을 내리기 시작한 그녀였으나, 아직도 혼몽한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터라 잠에서 깨어나듯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그를 보았다. 그는 몹시 흥분해서 자신의 남성을 보여주며 대견한 듯 자랑스러운 듯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신나게 말을 이었다. “나 봐 너무 멀쩡해! 안 싸고 두세 번 정도 참으면 보통은 발기가 많이 죽거든! 그런데 오늘은 멀쩡하네. 신기하지?” 그녀는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눈이 풀린 상태로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오늘 정말 힘들었거든. 요즘 좀 그래. 오늘도 사실은 안 오려고 했다가 자기 얼굴만 보고 갈려고 온 거야. 거 참 신기하네... 혹시 자기 뭐한 거 있어? ” 어느새 일어나 앉은 그녀는 대답대신 그의 남성으로 바짝 다가와 앉으며 “나 자기 자지 빨 거야.” 그러고는 너무나도 맛있게 그의 남성을 그녀의 입안에 넣고 오물조물 빨기 시작한다. 그는 그녀의 입안에서 다시 환락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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