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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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트북> 중 온갖 테크닉이 난무했다. 전희 테크닉 키스테크닉 오럴테크닉 삽입테크닉 이러고도 니가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보자... 라는 듯.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테크닉을 실험이라도 해 보려는 듯 의욕에 넘쳐 그녀에게 덤벼 들었다. 서서히 자신의 욕망이 일깨워지고 몸이 달뜨고 있음을 감지하면서도 그가 구사하는 테크닉들이 오히려 그녀의 흥분을 떨어트리는 불편함을 견디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제지 하지 않았다. 그가 어떻게 여자의 몸을 깨우려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주지...'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가 구사하는 모든 테크닉들의 현란함 속에서 그녀는 길을 잃은 그를 보았다. 그에게 여자의 몸은 넘어 가야 할 산인 것 같다. 그가 스스로 얼마나 둘이 함께 어울리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는지는 관심도 없는 듯, 어쩌면 자신이 그러한지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 터였다. 그에게 있어 여자는 단지 하나의 대상일 뿐, 얽히고설키면서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동반자가 아닌 듯 하다. 너는 가만히 있어라. 내가 다 한다. 도무지 파고 들어갈 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이 남자. 교감을 전혀 모른다. 생명이어서 살아 있어서 여자여서 남자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여자는 남자를 향해 움직인다. 그것은 자연스럽다. 그저 자연이다. 자신이 여자 앞에서 스스로 일어나듯 여자도 남 자앞에서 스스로 일어난다. 서로가 허용하는 남녀는 남자와 여자로 있기만 해도 충분하다. 다른 아무것 하지 않고 그대로 허용하고 이완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남자가 너무 자신의 속도에 여자를 맞추려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려 줄 줄 알면 여자는 조금 늦지만 스스로 일어난다. 남자가 ‘흥분의 순간을 놓쳐버리면 낭패’라고 염려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어주면 자신의 욕망을 훨씬 더 쉽게 조절할 수 있다. 테크닉만으로 여자는 깨어나지 않는다. 여자는 기계가 아니다. 여자는 살아 있는 생명이다. 저절로 움직일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다. 그 생명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남자 그대가 최상의 연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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