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 한번쯤 생각해 본다. 저 여자랑 혹은 저 남자랑 하면 어떨까? 그리고 더 생각해 본다.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염세주의자인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사랑은 아무리 미화되어도 성욕이 우선이다.’ 그리고는 말할 것이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의 눈빛 속에는 이미 아기가 살려는 의지가 있다.’
오늘은 철저한 염세주의적 시각에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성 간의 사랑의 본질은 언제나 어디서나 똑같다. 두 사람이 불이 붙었다는 것은 상대의 특성이 각각 동성에 비해 뛰어나고, 사랑을 베푸는 자와 받는 자가 서로 주고받는 기대와 욕구가 잘 적응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남녀간의 사랑은 우선 건강하고 체력이 뛰어나며 아름다움을 갖춘 상대를 선호하고 존중한다. 누구나 상대방에게 그런 조건을 갈망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생존 의지가 본능적으로 기능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랑도 이 조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조건이 잘 갖추어질수록 사랑은 더욱 강렬하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에게서 자신의 특질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여자를 찾아내려고 애쓴다. 바로 남자가 그런 여자를 찾아내려는 노력 속에는 무의식적이라도 2세에 대한 잠재적인 형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렇게 인간의 다음 세대는 이미 성욕의 만족을 추구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용의주도하고 끈기 있는 이성 선택에서 완벽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이미 두 사람 사이에서 탄생시키려는 새로운 개체, 즉 아기의 살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눈에 반해서 사랑의 눈빛을 주고받는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하나의 생명이 미래의 개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 가는 이성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저 사람이 나의 튼튼한 2세를 만드는 데 적합한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더 나은 유전자의 생성을 위해 우리는 본능적으로 애쓰고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키 작은 여자가 키 큰 남자를 좋아하고, 횐 살갗을 가진 사람은 검은 살갗을 좋아하는 것이 가장 쉬운 비유 중의 하나이다.
이 견해는 동물들의 본능과 미적 감수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른 동물들도 인간처럼 교미라는 환각의 미혹에 빠져 평생을 노예처럼 봉사하지만 결국은 종족 유지라는 목표에 헌신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이제 당당히 주위를 둘러보아라.
누가 나의 강한 2세를 탄생시킬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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