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만 천천히 하는 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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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쁜 남자] 안타까워서 그런다. 걱정되어서. 문득 아무 생각 없이 레드홀릭스를 보고 있다가, 뭔가 되게 어색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언제 까먹을지 모르는 그 느낌을 따라 또 이렇게 글을 적는다. 너무 빨리 많은 것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적은 수고를 들여 많은 결과물을 얻기를 원한다. 쉽게 얻고 쉽게 내쳐지는 것이 다반사. 그들은 만족하지 않는다. 빨리 나의 갈증을 해소할 한 컵의 물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달콤한 감로거나, 혹은 더한 목마름을 갈급하는 바닷물이든 뭐든 간에 말이다. 입술로 움직이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무엇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레드홀릭스와 같은 성인들을 위한 공간에 대한 사이클에 대해 적은 글이 있었다. 미안하다.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여기는 최소 1.5배 정도 빠르다, 모든 것이. [ITALY S] 섹스커뮤니티 활성화 사이클 참조 - http://goo.gl/5BPGFx 예상하지 못했다. 반응에 빠르고 트렌드에 쏠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가입한 20대들이 주가 되어 분위기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정보에 민감하며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이들이 주축이 되어 레드홀릭스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뭔가 그리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생각해 보니 그래도 좀 나는구나) 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세대 차이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시간으로 체감된다. 나는 그런 면에서는 순수한 것 같다, 혹은 멍청하거나. 여하튼 이 글을 쓴 이유는 이런 세태에 대한 자기 독백이기보다는, 뭔가 걱정되는 마음이 앞서서라고 하는 게 더 맞는 말 같다. 남성과 여성은 유전 형질을 넘어서 심리적인 성향에서부터 다르다. 이 성향은 주변을 돌아보는 시야에서부터 방향을 가지고 있는 운동성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이곳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성향 차는 심각할 정도로 벌어져 있다는 것이다. 너무 급하고 너무 빠르다. 상당히 직접적이고 (미안하다, 이건 나도 반성한다) 빨리 돌아선다. 모든 것이 가볍게 보이고, 서로에 대한 믿음보다는 1차적인 자극을 주도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것들이 하나의 심리적인 유흥이었다 치면, 이제는 스스로도 겁이 날 정도로 번짐의 속도가 빨라졌다. 그래서 오히려 움츠러드는지도 모르겠다. 빠르게 만나고, 섹스하며, 그보다 더 쉽게 감정을 정리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포지션을 리셋하는, 지난 몇 달 동안에 나는 이러한 것을 여과 없이 봐 왔다. 만나서 제일 처음 듣는 말이 "안녕하세요" 가 아니라 "나랑 할래?". 서로 간에 얼굴을 볼 수 없는 공간에서 그 무슨 말이 어려울 수 있으며, 더러우면 사라져 버리고 다시금 다른 이름으로 나타나며, 얼마 전까지 사랑을 속삭여도 24시간 이후에는 서로 아무것도 아니었던 관계... 지쳐서 널브러져 있더라도, 외로우면 다시 그것을 채우기 위해 움직이는, 언젠가부터 레드홀릭스는 그렇게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주도하는 쪽과 구석에서 기대어 말없이 지켜보는 쪽, 어느 쪽에도 설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는 쪽으로 나뉘어 분위기는 어수선해지고 감정소모의 도화선에 불이 붙는다 치면 여지없이 닥터피쉬처럼 몰려드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우리 조금만 더 천천히 나가면 안 될까? 빨리 나의 욕구를 충족하고 싶어 댓글 놀이로 만족하지 않는다. 연락하게 되고 만나길 원하며 최단시간 내에 나의 갈증을 해소하길 원한다. 자신이 레드홀릭스에 가입한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그 이후에 나의 시간이 주변이 일상이 얼마나 바뀌어버렸는지 생각해 보자. 항상 여기 있는 이 사이트가 한 순간에 사라지지 않듯, 우리 평생에 지금 이 시간이 그렇게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매달리고 있을 뿐. 그냥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이 짧은 시간 동안에 꾸역꾸역 원하는 자극과 삶을 집어넣어 버리고 난 이후에는 우리는, 뭘 해야 하지. 자연의 법칙처럼 흘러가는 남은 시간 속에서 그때는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거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천천히 가자. 그래서 주변에 힘에 부쳐 못 일어나는 사람 부축도 해주고, 너무 빨리 달린다고 그동안 보지 못한 주변의 꽃풀이라도 들여다보자. 우린 아직 여기서 보낼 청춘이 길지 않은가. 글쓴이ㅣ이태리장인 원문보기▶ http://goo.gl/2Gu42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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