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별 계약]

 
19금 커뮤니티 그리고 어플, 랜덤 채팅. 손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한 번쯤 접속하고 글을 읽어보고 해봤을 때가 오늘 2016년이다.
 
읽어보지는 못하고 알지도 못하지만 아마 여성 전용 게시판에 한 달에 한 번 아니 잊으려면 나오는 질문 ‘레드홀릭스에서 사람 만나면 어때요?’라는 질문일 것이라 예상된다. 커뮤니티의 특성상 글을 읽어보고 댓글을 보고 상대방의 프로필을 읽어 보면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남성들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나도 그러하니까..
 
그런 고민을 하는 분이 있다면 이렇게 답변을 드리고 싶다. 백문이 불여일견. 만나보면 알 게 된다. 여자 입장에서 자신이 19금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아는 남자를 만난다는 게 얼마나 심적 부담이 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지. 하지만, 조금 당당해져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성, 섹스라는 부분에 거의 모든 사람이 관심이 있고, 만나는 상대방도 관심이 있는 것이니까. 꼭 여자라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니.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남자의 경우는 두렵지 않은가? 세상이 살벌한 세상이다. 도시 괴담 중 장기가 털린다는 말이 있고 꽃뱀이 난무하며, 혹시 모텔에 들어갔을 때 내가 얘 약혼자인데 하며 형님들이 들어온다면 생각만 해도 두려운 세상이다. 즉, 최악에는 남녀 모두 부담스럽게 만나게 된다.
 
그러나, 한가지 물어보고 싶다. 레홀에서 만나면 꼭 같이 섹스를 해야 하는가? 그냥 차 한잔 마시며 조용히 담소를 나누는 중 19금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즐길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이 사람과 잠자리가 궁금하여 시도해 보는 것은 서로의 만남이 즐거웠다는 또 다른 결과물이다. 잠자리가 양쪽 모두에게 만족할 수준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또 다른 함정이 있기도 하다.
 
이제까지 만족스러운 소개팅이나 미팅이 있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서로의 관심사를 알기 위해 취미, 하는 일 등등 물어보는 여러 과정을 거치지만, 최소 이곳에서의 만남은 하나의 공통 관심사는 이미 서로 알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글을 마치면 제목에 낚였다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모르는 누군가를 19금 주제로 이야기하던 중 직접 만남까지 이어진 짧은 에피소드를 소개하려 한다. 물론 그분의 허락을 받아서 글을 남긴다.
 
 
ㅣ온라인에서 만난 그녀와의 오프라인 만남
 
그녀와는 이미 메신저를 통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다.
 
"오빠, 그런데 나 이렇게 인터넷으로 누구 만나기 처음이고 우리 나눈 이야기가 좀 야한데, 만나기가 좀 부담은 된다."
 
"나도 부담은 되는데, 뭐 편하게 생각하자. 소개팅 정도로. 어때? 대신 낮에 보자. 밤은 나도 무서워."
 
"ㅋㅋㅋ 왜 밤이 무서워? 내가 잡아먹을까 봐?"
 
"응. 밤은 아무래도 분위기 타면 너랑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참. 난 술은 안 먹는다. 만나려면 커피숍. 사람 많은데..."
 
"왜 술집은 안돼? 보통 남자가 술 먹자고 그러지 않나?"
 
"난 멀쩡한 정신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술 먹여서 어찌 해보려는 건 내 스타일이랑 안 맞아."
 
"오~~올.... ㅋㅋㅋ 알았어. 그럼 OOO에서 시간은 저녁 7시밖에 안 되는데, 괜찮아?"
 
" 그래. 뭐 초저녁이니까. 커피 한 잔 하고 집에 가서 밥 먹어도 되겠다. 콜~"
 
이런 대화를 마치고 약속 장소에 가서 그녀를 기다렸다. 아. 그전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게 입은 옷 등을 이야기했었다.
 
"저... 오빠?"
 
"아... 안녕.... OO맞아... 나 XXX야"
 
우리는 아메리카노 두 잔을 시키고 서로 여기까지 오기 멀었다는 그리고 간단히 서로의 첫인상과 글에서 느꼈던 느낌의 공통점과 다른 점을 이야기하며 19금 대화를 시작했다.
 
"오빠. 나는 남친이랑만 해봤는데... 남친이다보니 좀 내숭도 필요하고 해서 내가 하고 싶은 거는 이야기는 못 했어."
 
"그게 어쩌면 남친이랑 파트너의 차이이지 않을까? 파트너에게는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데 난 섹스 파트너보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 더 듣는 느낌이 좋더라."
 
"사실 그게 그거 아니야? 어차피 섹스하는 친구... 뭐 그런 거니까."
 
:"그렇긴 하지. 그런데 너 오르가즘은 느껴봤어?"
 
"그게 좀 애매해... 좋은 건 알고 내가 남친이랑 느낌도 있는데 이제껏 하면서 땀은 안 흘려봤어."
 
"거짓말. 섹스하면서 땀을 안 흘려 봤다는 게 말이 돼?"
 
"난 안 흘려봤어."
 
그녀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말도 안 된다는 말과 여자의 오르가즘은 보통 몽롱함, 온몸에 감도는 찌릿함 등과 같은 느낌이 있다는 것과 여자의 경우 멀티 오르가즘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커피를 다 비워나갔다. 만난 지 1시간이 되었을까?
 
"약속의 한 시간이 되었어. 이제 가자."
 
"응."
 
기계식 주차장에서 차를 빼고 난 그녀를 데려다주겠다고 차에 태웠다.
 
"그래, 집 근처 어디까지 데려다주면 돼? 여기 OO역이니 지금이 좀 막히지만 그래도 데려다줄게"
 
"..... 왜 오빠 나 별로야?"
 
약간 당황했다.
 
“응? 아니 너 괜찮은데 왜?"
 
"오빠, 나도 땀나게 해줄 수 있어?"
 
정말 솔직히 아무 기대도 안 했다. 정말 하늘에 맹세코 그녀가 이런 이야기를 할 줄은... 이유는 그녀의 외모나 풍기는 인상이 약간 누가 봐도 철벽녀의 기운이 물씬 풍겼다. 그래서 한 명의 사람을 알았고 그 사람과 즐거운 시간과 즐거운 이야기를 했음에 만족하며 집에 가려 했었으나 모텔을 찾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오빠. 그런데, 정말 기대 안 했어? 주변 모텔쯤은 알고 올 줄 알았어. 그리고 이런 걸 내가 이야기해야 해? 딱 리드해줘야지."
 
"... 미안. 그런데 내가 차에 타서 모텔 가자고 하고 네가 싫다고 하면 집에 데려다주는 동안 어색할 것 같아서 내가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오빠도 참...."
 
차는 이미 모텔로 들어가고 있었고, 우리는 방을 찾아 들어가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야설이 아닌 관계로 이 정도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그 뒤로도 가끔 그녀는 "오빠. 나 땀 좀 나게 해 줘~"라며 시간과 장소를 약속했고 그녀가 뭔가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해외 유학이 어떠냐고 물어보았을 때, 파트너보다는 친구이므로 그녀의 성장을 위해 이런저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그래서 지금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녀가 땀을 흘리지 못했던 이유는 그 전 남친과 그녀에게 있었다. 그녀의 펠라치오 스킬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수준이었고, 매우 강한 자극을 관계 중에 줄 수 있는 몸이었으며, 그녀는 사실 슬로우 스타터로 천천히 몸이 뜨거워지는 스타일이어서 그동안의 남친들은 그녀의 그런 특징들을 모르고 넘어갔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제 섹스하며 땀을 흘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오빠. 그동안 고마웠어. 많이 좋았고, 많이 즐거웠고 또 많이 배웠고. 보통 이런 관계면 붙잡을거라 그러는데 오빠는 오히려 등 떠밀며 외국 가라고 해서.. 오길 잘한 것 같아. 나 없는 동안 딴 여자 만나도 되는데 조금 싫기는 하다. 잘 지내~"
 
그녀와 내가 용기를 내서 그 자리를 만들지 않았다면
그녀가 용기 내어 한마디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내가 그녀가 땀 흘리게 하지 않았다면
 
만약 그랬다면 이런 소중한 추억과 기억과 인연은 없었을지 모른다.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