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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의 발견 - 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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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ifty Shades Of Grey]
 
사람은 저마다 개성이라고 표현되는 행동양식의 특질을 가지고 있다. 적극적인 사람, 소극적인 사람, 마초적인 스타일, 순종적 스타일 등등 그리고 저마다 이런 개성을 토대로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은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을 여타의 성격적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인식하는 것에 익숙하다. 이런 분류에 오류나 착오가 있을지는 몰라도, 어찌했든 일련의 분류 속에는 모든 타자를 포함시키게 된다.
 
성적 취향이라는 부분도 성격적 개성과 같이 저마다의 특질이 있다. 사춘기를 지나고, 첫 경험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적 취향이나 섹스 시 특질을 선택하고 고착화시키게 된다. 다양한 방식의 성적취향을 가질 수 있지만, 그마저도 스스로 규정된 특성 내에서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지난 기간 나만의 성적 취향 및 섹스시 즐기는 특질을 규정하고 그 범주에서 즐겨왔다. 간혹, 다소는 변태로 분류되는 행위들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 섹스의 특질로 규정하고 한번의 호기심 이상으로 진척시켜 본적은 없다. 예컨대, 항문섹스를 파트너와의 합의하에 시도해 봤지만, 실패한 이후에는 다시 시도해 본적은 없다. 또는, 커닐링구스 과정에서 파트너가 오줌을 싸게 되자, 성적 흥분 속에서 몇 모금 마셔본 적도 있으나, 이후 어떤 파트너하고도 ‘워터스포츠’를 다시 시도해 본 적은 없다. 그 행위가 나에게 어울리거나, 내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난 지난 섹스라이프 동안, 다소는 정형적인 섹스를 즐겨왔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것이 내 성적 정체성 및 특질로 형성되어 있었고, 난 그게 가장 나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 아주 깊은 곳에서 시작되고 있는 변화인 듯하다.
 
얼마 전 우연치 않은 기회에 ‘섭’과 ‘돔’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알고보니 성적 취향을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40이 되도록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참 어색했다. 이제라도 그 개념을 알고 이해하게 된 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섭과 돔이라는 개념에 대해 알게 된 후, 배우자와 관계 및 섹스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난 평생을 스스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섭에 대한 개념을 읽고 이해하고, 몇 가지 영상과 자료를 찾아보면서 묘한 흥분과 동질감을 가지게 되었다. 섭의 위치가 매혹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섭의 행위에 대한 예시들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 위치를 경험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완벽하게 복종하며, 지배당하면서 성적으로 쾌감을 얻는다니?’ 이전의 내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에 스스로 끌려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아내와의 평소 관계와 섹스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내가 주도하는 대화는 점차 줄어들고, 아내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 되었다. 평소 잘 하지 않던 가사일 조차도, 아내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 기꺼운 마음, 아니 복종하는 마음으로 하게 되었다. 놀라운 점은 가사 일을 돕는 것이 그냥 의무감에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요구에 대한 복종’이라고 느껴지며 약간은 성적인 희열마저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내의 사랑스런 팬티’를 건조대에 널면서 말이다.
 
아내와 섹스의 변화는 더 극적이다. 아내 스스로가 돔임을 자각하고 나에게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섹스 중 ‘섭’이 하는 행위들을 나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페이스시팅 자세에서 아내의 클리스토리와 대음순을 입으로 강렬하게 애무한다거나, 삽입 중 발가락을 빠는 등의 행위 말이다. 모두 이전에는 하지 않던 행위들인데, 최근에는 이런 섹스 중 행위에 도취되어 있는 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섭’이라는 나의 새로운 성적 특질을 자각하면서 많은 자료와 영상들을 찾아 읽고 보았다. 레드홀릭스를 알게 된 것도, 섭에 대한 읽을 거리를 찾아 헤매던 중, 어느 전자책 서점에서 우연히 레드홀릭스가 출판한 SM관련 전자책을 찾아 읽게 되면서다.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니’라는 놀라움 속에 링크를 찾아 들어오게 된 것이다.
 
하여간, 섹스에 대한 새로운 성향을 인지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즐겁다. 다소는 기계적이고, 권태로움 속에 빠져가던 섹스생활이, 뭔가 역동하며 변신해가는 느낌이다. 아내와 거의 하지 않던 섹스에 대한 이야기도 꽤나 깊이 있게 나눠가고 있다. 몇 가지 SM관련 용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며 즐기는 것도 권태로운 삶과 결혼에 엄청난 활력소가 되고 있다. 레드홀릭스에 남겨져 있는 섹스에 대한 다양한 글을 통해 무뎌져 왔던 섹스에 대한 감각과 내 새로운 성향을 하루 하루 발견해 가고 있다.
 
이런 변화에 가장 즐거운 사람은 아내일 듯하다.
 
‘요즘 00씨가 변한 거 같애! 말도 더 자상해졌고....’  
콤엑스s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 주요태그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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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깔콘 2018-03-22 13:01:11
[섭]
복종하고
지배당하면서
성적으로 쾌감이 얻어진다

정말
성쩍인 느낌이고
이야기네요
저의 성향에서도
반갑고

관심갖고
알아봐야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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