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레스트 검프]
휘핑크림 -- 나도 뭔지 몰랐는데
거품기계를 써보니 휘핑크림이 있더군
약간 점도가 있는 액체를 막 휘젓거나 심하게 움직이면
액체에 거품이 미세하게 섞이면서 생기는 상태가 휘핑크림이지
글쎄, 나야 몸과 마음, 영혼까지도 사랑한다고 믿는
애인과 열심히 그야말로 열심히 사랑을 했지
몸 사랑도 사랑은 사랑이니까
한 이십 분 죽어라고 사랑을 하다가
시간을 더 벌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타임 있잖아
언덕배기 바로 전에서 할딱고개에서 잠시 쉬는 거
그때 애인의 거시기가, 거시기가 보고 싶었어.
참 남자들은... 아니 나만 그런지도 모르지
아 애인의 거시기 -- 거기에 휘핑크림이 소복한거야
황미백색에(이 황미백색을 잘 알아야 파악이 쉬운데)
치즈향도 아니고 라벤다향도 아니고 갯뻘내음도 아닌
아주 신비하고 희한한 향까지 나는 휘핑크림
펠라치오도 컨닐링구스도 사샹뜨네프도 잘 하는 우리
그리고 사타구니를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그 속에서 놀던 때를 늘 그리워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체액은 모두 사랑하는 대상이라는 평소 주장대로
평소의 체액은 잘 애용했건만
아! 속물이여. 그 휘핑크림은 먹지를 못했네
난 평소 그런 말을 잘했지
멍개나 해삼을 처음 먹은 사람은 용감하다고
왜 말미잘이나 불가사리는 요리로 안 먹느냐고
녹두나 콩은 나물로 키워먹는데
팥은 나물로 안 먹느냐고
하긴 언제 보니까 메밀도 싹을 틔워 나물로 먹던데....
무씨도 좋은 요리로 쓰면서...
아 나는 왜 휘핑크림을 먹지 못했나
이 세상에는 처음 아닌 것이 없고
또 처음인 것이 없다는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 번도 안 먹어봤기에 안 먹은 것이리라
한 번 먹어보고 도저히 못 먹겠으면 안 먹으면 될 거 아니야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선악 미추 정사에 관한 내 얄팍한 선입견이다
아 더럽고 추한 것에 대한 내 잘못된 인식이여
나는 그 휘핑크림을 못 먹은 그 날 이후로
혼자 술을 먹고 나 자신을 학대하곤 한다
사랑이 부족했다고는 생각 않는다
오줌도 먹어봤으나 사랑한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스스로의 합리화(뭇 인간들이 늘 저지르는 그릇된 인식이지만)일 뿐이다
나는 그 휘핑크림사건을 치루면서 아직도 여물지 못한 내 깊은 속의
더러운 자존심, 그리고 미추에 대한 치사찬란한 내 선입견을 저주한다
아, 깨끗하고 향기로운 것, 더럽고 추한 것...
그 모든 것을 나는 모른다 -- 아직 -- 여러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위대한 휘핑크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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