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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가이드가 생각나는 그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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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가이드가 생각나는 그녀 1 ▶ http://goo.gl/3a4JBW
영화 <구멍난 팬티> 첫 만남부터 술이라니 경건하지 못하다 생각했지만 뭐 어떤가. 간단하게 치맥이나 먹기로 하고, 약속 장소를 정했다. 여자사람친구가 아니라 이성으로 보일 수 있는 “여자”를 만나러 가는 길이 오랜만이라 설레서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약속 장소를 서성였다. 그녀의 사진을 반복해서 보며 비슷한 여자를 찾아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정하는 약속 장소를 기준으로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그녀는 빵집 앞이었다. 그래서 그냥 보통 여자들처럼 밥 먹고 디저트 배 따로 있는 여자인가 보다 했다. 내 상상은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그녀의 똑딱 프로필 사진이나 니캉내캉의 얼짱각도 사진이 단서의 전부였다. 귀여운 외모에 글래머러스한 바디의 살짝 작은 체구의 여자가 애교 섞인 콧소리를 내며 크림이 잔뜩 올려진 케이크를 먹고, 입술에 하얀 크림이 뭍는다. 입술에 묻은 하얀 크림... “철수씨?” 오 뫄이 갓. 하얗고 부드러울 것 같은 사람이었다. 정말 희고 금방 구워낸 식빵 속 같은 피부, 그런데 부피도 천연 효모로 발효한 듯 잔뜩 부풀어있는 여자였다. 사진을 찍으면 베이글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베이글 튜브를 허리에 서너 개 차고 있는데 옷은 어찌나 타이트한지. 가슴은 튀어나올 듯 조여 골과 옷 주변으로 여분의 지방이 튀어나와 있었지만 다른 곳은 마치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 그녀가 빵이었다면 줄서서 먹었겠지. 근데 그녀는 빵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한 나는 그녀의 인사를 받아주지도 도망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일단, 차로 이동할까요?” 그냥 한번 할지, 아니면 적당한 핑계를 대고 빨리 집으로 보낼지 나는 빨리 결정을 내려야 했다. 옆자리에 앉은 그녀의 치마는 꽉 껴서 기어 올라가다 못해 엉덩이만 가린 상태였다. 그 아래로 드러난 허벅지는 흡사 맞으면 뇌진탕 걸릴 것 같이 단단한 바게트 빵처럼 튼튼해보였다. 바게트 빵 속은 물론 부드럽지만 지금은 그걸 만끽할 생각조차 안들었다. '아차, 술을 마시면 운전을 할 수 없잖아? 근데 오늘은 치맥을 하기로 했다. 어떻게 하지?' 원래가 연애 경험이 없는데다 이런 상황까지 겹치니 운전을 하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해서 하마터면 사고가 날 뻔 하기도 했다. 우리는 결국 그녀의 집 근처 치킨 집에 도착했다. 나름 첫 데이트라고 유명한 곳으로 데려갔는데 그 노력이 아깝게 느껴졌다. 중국의 한 남성이 SNS로 어떤 여성에게 반해서 25시간을 달려갔는데 사진과 너무 다른 외모 때문에 죽빵을 날렸다고 한다. 나도 죽빵 날리고 싶지만 그렇게 용감했다면 진작 도망부터 갔을거다. 반쯤 넋이 나간 상태에서 치맥을 먹기 시작했다. 어쩐지 목이 타서 맥주를 연거푸 마시다 보니 잔 수가 늘어 가자 그녀는 왠지 착해보였다. 계속해서 열심히 웃어주고 맞장구 치고 있었다. 나는 생각보다 주량이 많지 않다. 그녀가 예뻐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즐겁게 이야기 하고 있는 내 모습. 어쩐지 슬슬 더워지기까지 했다. 더욱더 취한 나는 어느새 마음이 동하고 있었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보니 그녀는 내 옆 자리에 떡하니 앉아 있었다. 슬쩍 손을 끌어 자신의 허벅지에 내 손을 올렸다. 아까는 맞으면 죽을 것 같던 허벅지였는데, 지금은 그 속살이 너무나 부드러울 것 같았다. 맥주를 마시자고 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그윽하게 말했다. “우리 집 가서 한 잔 더 할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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