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레인렉>
Q.
3년 전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그는 정말 자상하고 친절했어요. 그건 침대에서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오르가즘을 느낄 수는 없더라고요. 저는 그를 위해 연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굉장한 오르가즘을 느끼는 척, 신음을 내지르고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죠. 아, 오해는 마세요. 잠자리를 빼고는 그는 최고의 남자에요. 일상에서는 전혀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죠.
그런 그와 결혼한지 어느덧 2년이 돼 가네요. 처음 그를 알았을 때 그와 결혼하게 될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네요. 언제까지 이 연기를 계속해야 할까요? 그는 저와 섹스할 때 늘 너무 황홀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데 저는 그저 웃으며 그를 쓰다듬어줄 수밖에 없네요.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오르가즘 없는 삶은, 정말 불행한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당신이나 남편은 정말 멋진 커플인군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말씀하셨다시피 "오르가즘 없는 삶은 정말 불행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걱정마세요. 모든 문제에는 해결 방법이 있으니까요. 섹스 트러블에도 예외가 아니죠.
침대 위의 당신에게 정직해지세요. 이제 솔직하게 마음을 열 때입니다. 과거로 돌아갈 필요는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한 번도 오르가즘을 못했다는 걸 고백하라는 건 아닙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조금 낯설더라도 작은 실험을 시도해보기 바랍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오로지 남편의 즐거움만을 위해 헌신적인 섹스를 해왔습니다. 당신 남편이 "당신 오늘 정말 끝내줬어"라고 말한다면, 괜찮은 섹스처럼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당신의 섹스라이프는 앞으로도 계속 일방에만 치우친 섹스가 될 거란 것도 사실이죠. 남편은 한번도 당신 요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으므로 앞으로 뭔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없습니다. 당신이 그를 배려하는 섹스를 계속한다면 말이죠. 그건 그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요컨대 당신이 뭔가를 원한다는 생각 자체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잠자리에 들 때마다 커다란 기쁨을 맛보길 원한다면, 충분히 편안한 상태가 아니라면 특별히 좋아하는 체위나 만족했던 경험 따위를 표현하지 마세요. 당신의 감각에만 집중해 느낌이 오는지 보세요. 몸에 집중하다보면 어떤 상황에서 감각이 반응하는지에 더 예민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걸 남편에게 요구하세요. 말하고, 보여주세요. 그의 손을 그곳에 갖다 대세요. 남편의 관심을 끌어 당신 자신을 위한 시간을 주는 것을 해보는 겁니다. 당신의 느끼는 걸 남편에게 솔직히 말하세요.(자위가 큰 도움이 됩니다. 아직 안 하고 있다면 빨리 시작하세요.)
섹스는 일방통행로가 아닙니다. 둘 다 만족하지 않으면,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과거의 섹스가 어땠든, 달라 질 수 있습니다. 자신을 배려하고 아껴주는 일이 남편에게도 진정한 기쁨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걸,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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