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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섹스: 장기적 헌신의 보험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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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자들은 사랑을 장기적 헌신을 담보해주는 보험증서와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사랑하거나 섹스를 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인간의 불안감을 줄여주고 안도감과 유대감을 고취한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서로의 자원 획득 능력과 상관없이 서로를 헌신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사랑은 한 인간을 이 세상에 각인하거나 지워버리는 극단적인 힘이다. 사랑을 하면 충만하게 고양되어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지만 한 편으로는 사랑의 대상과 하나가 되면서 자신이 사라지는 고통과 두려움을 경험한다. “두려움과 절망, 행복과 만족감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행복하거나 슬프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오는 행동에까지 나서게 되는 이 강렬한 감정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92쪽) 그리고 사랑과 섹스는 어떤 관계일까?

 
 

사랑과 관련 있는 몇 가지 실험 결과를 보자. 신경과학자 닐스 비르바우머와 그의 동료들은 남녀의 두개골 표면에 전극을 설치하고 뇌파 전위기록 장치를 이용해 사랑을 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뇌의 전기 활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사랑하는 사람의 뇌파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뇌파보다 더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이 실험 결과로 비르바우머와 연구진은 사랑을 “정신이 혼란한 상태”라고 정의했다. 

비르바우머 이후 신경 과학자 안드레아스 바텔스와 세미르 제키가 깊이 사랑하는 남녀 17명을 선발하여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로 그들의 뇌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17명의 피험자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과 그냥 친구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뇌를 스캔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볼 때 피험자들의 뇌는 희열 및 보상과 관련된 영역이 왕성하게 활동했다. 반면 슬픔, 공포, 불안과 관련된 뇌 영역은 활동이 감소했고, 비판적 사고와 관련된 영역의 활동도 감소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뇌 활동이 약물에 중독됐을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 것이다.

“열정적 사랑이 강박 신경증과 유사하다”(100쪽)는 실험 결과도 있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신경 강박증을 앓는 사람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피사 대학교의 정신 의학자 도나텔라 마라치티 연구진에 따르면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강박 신경증을 앓는 사람들은 사랑하지도 않고 강박 신경증을 앓고 있지도 않은 ‘정상’ 집단보다 세로토닌 분비량이 적었다. 세로토닌은 분비량이 부족하면 불안 장애 및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알려진 뇌 화학 물질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삼위일체 사랑 이론’에서 사랑을 친밀함, 열정, 헌신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분했다. 친밀함은 다른 사람과 따뜻하게 감정적 지지를 주고 받으며 내밀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열정은 “다른 사람에 대한 강렬한 연애감정이자 성적 욕망이”(94쪽)며, 헌신은 “어떤 고난이 있어도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95쪽)이다. 

즉, 사랑은 신경과학적으로는 약물 중독이고, 정신의학적으로는 정신 장애이며, 심리학적으로는 친밀감, 열정, 헌신이 뒤섞인 상태이다. 사랑은 정신적 혼란 상태에서 느끼는 친밀감과 열정과 헌신이다.

그렇다면 사랑과 섹스는 어떤 관계일까? 사랑을 하면 희열을 느끼고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처럼 섹스를 하면 파트너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면서 유대감과 안도감이 든다. 호르몬 작용에서도 “남성은 오르가슴 후에 바소프레신이 가장 많이 분비되고, 여성은 옥시토신이 최대치를 기록한다.”(116쪽)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결과는 별로 없지만 이 두 호르몬이 방출되면 편안함, 안정성, 애착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여자든 남자든 섹스를 하면 사랑을 하듯이 친밀감과 안도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사랑과 섹스가 연결되어 있다는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107쪽)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섹스와 사랑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여자보다는 남자 쪽이다. 남자들이 더 섹스가 사랑을 규정하는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비록 여성이 좀 더 사랑을 섹스의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섹스를 사랑의 결정적 특징으로 더 많이 보는 쪽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이다.”(109쪽) 여자는 사랑을 섹스의 전제 조건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자는 섹스를 결정적인 사랑의 순간으로 생각한다는 말이다. 남녀 모두 정서적 유대감을 이유로 섹스를 하지만 모든 인간이 사랑과 섹스를 연결 짓는 것은 아니다. 남자는 여자에 비해 사랑 없이 섹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외향적인 성격의 개방적인 여자들은 감정적 유대감 없이도 섹스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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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사랑미야 2016-11-03 10:23:14
사랑과 섹스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플루토 2016-02-06 15:31:55
돈이면 되는 여자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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