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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은하선, '이기적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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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부끄러운 것'이라는 생각은 낡아빠진 지 오래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섹스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 이러다 정말, 바야흐로 '섹스전성시대'가 도래하는 건 아닐까, 싶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다뤄지는 섹스 담론은 매우 한정된 분야에 국한돼 있다. 대중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섹스는 '성인' '남자' '이성애자' 관점에서 바라본, 그들이 규정하고 향유하는 섹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이 자기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컨텐츠는 숫자도 적거니와, 수위도 대중이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지 않는다. 은하선의 <이기적 섹스>는 이러한 세태에 통렬하면서도 유쾌한 똥침을 날린다. 작가는 섹스샵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블로그에 다양한 섹스토이 리뷰를 연재했다. '은하선의 움직이는 섹스샵'이라는 자체 섹스토이샵을 운영하는가 하면, '2013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섹스 토크를 진행하기까지 이른바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이 책의 가장 특기할 만한 점은 부조리에 분노하되, '피해의식'에 빠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성의 섹스를 억압하는 세상을 신랄하고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성을 오롯이 즐기고자 하는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발랄함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을 읽는 내내 재미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작가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다. 작가는 먼저, 남성 잣대에 틀 지워진 여성의 섹스를 발굴해낸 다음, 반짝이며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 여성의 섹스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사회에서 금기로 여겨지는 '10대 여성의 섹스' '섹스토이' '여성의 자위' '여성의 오르가즘' '여성의 섹스 판타지'와 같은 민감한 주제들이 다뤄진다. 이야기될 자격조차 갖지 못했던 그 주제들은, 작가 자신의 파란만장한 경험이 실린 활기 넘치는 문체에 힘입어 비로소 제 빛을 발한다.
여성들에게 익숙한 것은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남성의 욕망을 들어주는 것이다. 여성들의 욕망은 단순하게 뭉뚱그려져 취급되고, 남자들은 각기 다른 여성들의 다양한 욕망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작가처럼 섹스 칼럼을 쓰는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제 여자친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라는 메일을 보내고 ‘이렇게 하면 여자는 좋아한다’는 단순한 정보에 기댄다. 이제는 더 많은 여성들이 더욱 자신의 욕망을 말하고, 요구하는 ‘이기적 섹스’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토크온섹스 125회 '언니 섹스할래?' 은하선 출연편 - http://goo.gl/IgbZeE 인터뷰 <섹스하고 글 쓰는 은하선의 빈공간> - http://goo.gl/yq0n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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