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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만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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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종이달>
 
며칠 전 출근하는 길에 있었던 일이다. 평소와 같이 깔끔하게 수트 차림에 집을 나섰다.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늘 이용한다. 누구나가 아침마다 겪는 지옥철을 나 역시 매일 경험한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고 지옥철을 타기 위해 출입문 앞쪽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나도 그 뒤에 줄을 섰다. 바로 옆에는 내 나이 또래쯤 되어 보이는 여자분이 서 있었다. 지하철을 두 번이나 보내고 나서 세 번째 지하철에 겨우겨우 사람들에게 밀려 타게 되었다.
 
근데 아까 옆에 서 있던 여자분과 완전히 몸이 밀착된 상태로 마주 보게 된 것이다. 서로 민망하기는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두 정거장만 가면 되는 상황이라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런데 지하철이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머리가 내 가슴을 툭툭 치는 게 아닌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릴 때쯤 돼서 급하게 내리려고 하는데 회사출입증이 그녀의 가방에 걸렸고 빠지질 않았다. 난 당황한 나머지 그녀를 잡고 그냥 같이 내려버렸다. 그녀는 황당했는지 멍한 표정이었다.
 
"죄송해요. 출입증이 안 빠지고 급해서..."
 
"아니에요~. 괜찮아요. 급하신 거 같은데 빨리 가보세요~."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지하철을 빠져나왔다. 아... 연락처라도 물어볼 걸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인연이 된다면 다시 한 번 만나겠지'라는 생각으로 다음 날 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출근길에 올랐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살짝 아쉽긴 했지만 스쳐 지나가는 인연인가 하고 생각했다. 일이 끝나고 퇴근길 지하철을 탔는데! 그녀가 있었다. 우리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눈이 마주쳤고, 나는 그녀에게 내 명함을 주었다.
 
"지난 번에 정말 죄송했어요. 제 명함인데요. 나중에 시간 되시면 제가 커피라도 대접할게요."
 
"괜찮아요~. 그럼 제가 연락 드릴게요."
 
같은 역에서 내려서 같이 걸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조만간 보기로 약속을 잡고 헤어졌다.
 
 
글쓴이ㅣ Hotboy
원문보기 http://goo.gl/3KDF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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