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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메트로놈'과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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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Cauchon, CC BY
 
섹스를 많이 해본 여성이 아니더라도 다들 한 번쯤 저런 개소리, "좋아?" "어때?" "나 잘하지?"와 같은 좆부심 가득 찬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섹스란 서로 상호 간의 합의 하에 이루어진 엄연한 관계적 행위이다. 사회화된 예의 있는 사람으로서 대부분은 저런 개소리를 들었을 때 "어? 응, 좋아."라고 대꾸하며 빨리 끝나길 기원한다. 있는 힘껏 질에 힘을 주면서 말이다. '빨리 싸라, 지루 새끼야'라고 속으로 외칠지언정.
 
억지로 색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뱉으며 허리를 튕겨주고, 그의 허리를 다리로 끌어안으며 목을 감싸 안은 적이 없는 여자는 여자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다. 느끼는 척해야 하기에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한국 여성들.
 
예로부터 여성의 신음 소리와 성적 쾌감에서 오는 상호 반응은 섹스의 흥을 돋운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여성들은 웬만하면 다 연기를 잘한다. 나노자지, 실자지들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품어 안아서 "우리 오빠, 우리 자기, 우리 아기 잘한다며 하앙하앙-."
 
그런데 여기서 꼭 섹스를 못하는 남자들의 특징은 이러하다. 키스하고 가슴을 좀 빨고, 커닐링구스를 좀 하다가 자신의 침을 보고 히히 자기야 물 나온다, 삽입! 고추 발사! 같은 멍청한 짓을 해대곤 한다. 이러면 당연히 여자는 아프다.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내뱉는다. 악! 그러면 말하지.
 
"하하, 살살할게. 오빠 꺼 크지?"
 
제발, 좀 닥쳐주겠니. 너의 그런 좆부심, 제발 꺼져줘. 아니면 내가 꺼져줄게, 잘 살아, 가 되는 것이다.
 
서론이 길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여성을 흥분시키기 위해, 정성스럽고 배려심 가득한 애무는 필수이며 말 그대로 젖과 꿀이 흐르듯 물이 흐르긴 위해선 남자도 여자처럼 성적 쾌감에서 오는 상호 반응 즉 신음 소리 및 색스러운 반응들을 부끄러움 없이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이~ 남자가 무슨 반응이야. 헉헉, 퍽퍽, 아아아 찌걱찌걱 쌀 것 같아. 갈 것 같아. 으앗, 하읍! 이런 것만 하지 말고 허리도 활처럼 튕겨보고 "자기야 죽을 것 같아"라면서 몸도 부르르 떨어보고! 내 밑에서 한 번 울어도 보고! 그래, 씨발! 조신하이 간들어지는 맛이 있어야 남자지! 오, 자지? 자지-.
 
아, 여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세상에 이렇게 애무를 못하고, 세상에 이렇게 반응 없는 인간이 있을 줄이야 싶을 정도의 면봉남 이야기를 하겠다.
 
-
 
20대 초반, 내 친구 비누가 미녀야, 너랑 닮은 사람 있어. 소개해줄까? 나는 조선 천지에 이렇게 생긴 사람이 또 있다니 만나면 죽는 거 아냐? 하며 껄껄 웃어넘겼다. 그리고 며칠 뒤 진짜 나는 나랑 비슷하게 생긴 면봉남을 만났다.
 
면봉이는 비누의 남자친구의 친구였는데 고등학교 때까진 축구 선수를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두고 지금은 전기 관련된 일을 한다고 했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여튼 나보다 8살 많은 면봉이는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수줍음이 많고 내가 왁! 거리면 아이고~ 예예 하는 성격이었다.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나를 그저 우쭈쭈 해주는 게 좋아서 알게 된 지 3주 만에 우리는 연인이 됐다. 진도도 얼마나 느리게 나가는지 손잡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 면봉이가 나는 귀여움과 동시에 답답했다.
 
"아, 시발. 언제 자지? 자지? 오, 자지가 그리워. 면봉이가 날 너무 유리구슬처럼 대한다. 나는 돌인데! 막 다뤄줘도 괜찮은데!"
 
오곡라떼를 쪽쪽 빨아먹으며 내가 말하자 건너편에 앉아있던 비누가 뭐가 문제냐는 표정으로 "집으로 불러서 네가 덮쳐"라고 말했다. "내가 면봉이 우는 거 아냐?"라며 걱정하자 비누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 오빠도 약간 너네 오빠 같은 성격이잖아. 둘이 절친 아니랄까봐."
 
그렇다, 면봉인 비누 남친의 둘도 없는 친구였다. 심지어 둘이 군대도 같이 갔다 왔다. 비누는 그때를 회상하는 듯 잠깐 눈을 감더니 낄낄거리면서 말했다.
 
"오빠 집에 놀러가서 오빠가 해주는 밥 먹고 같이 침대에 누웠는데 오빠가 날 끌어안고 잠만 자려고 하는 거야. 그런데 내 허벅지에 오빠 고추가 딱! 나 여기 있소! 이러면서 자기소개를 하더라고. 은근슬쩍 품에 안겨서 심장 소리 들었는데 아놔 미친 존나 쿵덕거려. 콩닥 아니었어. 쿵덕이었다고. 그래서 덩기덕 더러러러 쿵덕덕! 이런 느낌으로 떡을 쳤지."
 
"뭔가 많이 생략됐는데?"
 
"아, 그냥 심장 소리 듣고 존나 내가 꼴려서 덮쳤다고. 와, 근데 오빠가 그렇게 평소엔 수줍음이 많던데. 막상 하기 시작하니깐 내가 아잉- 오빠 아파. 이러니깐 입을 탁 막으면서 조용해. 이러면서 내 골반을 잡고 자기 쪽으로 박력 있게 당기면서 쿵덕! 쿵더더덕! 쿵더더러러럭 덕덕!
 
"으, 씨발. 취향하고는. 안 듣고 싶다. 근데 부럽다. 존나 그거 낮져밤이 아니냐?"
 
"그래서 내가 우리 오빠 사랑한다는 거 아니냐~ 내가 그래서 그 절친도 너 소개해준 거라고~ 면봉 오빠랑 잘해봐라."
 
비누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내 가슴 속엔 뜨거운 불꽃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년이 굿거리장단으로 떡을 쳤다면 난 자진모리다! 그리고 면봉이에게 전화했다.
 
"자기야, 집에 형광등이 나갔는데 팔이 안 닿아. 자기가 와서 좀 갈아주면 안 될까?"
 
난 속으로 생각했다. 존나 나는 요물이야, 낄낄. 존나 섹시한 요물. 귀엽고 앙증맞은 년.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나는 목욕재계를 하고, 속옷도 위아래 깔 맞춰 입고 머리카락을 일부러 덜 말린 채 흰색 얇은 실내복을 걸치고 집에 있었다. 물론 속옷이 다 보이게 말이다.
 
잠시 후, 전구를 사 온 면봉이가 우리 집 초인종을 눌렀다. 그는 내 옷차림을 보더니 살짝 놀란 눈치였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긴 팔을 뻗어 형광등을 갈기 시작했다. 당시는 그는 베이지색 면바지에 흰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형광등을 갈기 위해 손을 위로 뻗자 와이셔츠가 올라가 그의 하얀 배가 보였다.
 
삶은 달걀마냥 매끄럽고 흰 그의 복부엔 예전 운동의 흔적이 군데군데 묻어있었고, 그게 그렇게 섹시했다. 형광등을 다 간 면봉이가 약간 넋이 나간 나를 보더니 말했다.
 
"머리 말리고 와, 어깨 다 젖었다."
 
이러면서 내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부드럽게 귀 뒤로 넘겨주는데 시발, 자기야. 난 어깨가 젖은 걸로 만족 못 하겠어! 그대로 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그는 잠깐 당황하더니 이내 내 허리를 감싸 안았고 그에 비해선 작은 나를 받쳐 안고는 침대로 곧장 향했다.
 
성급하게 달려드는 나를 그는 달래듯이 천천히 어루만져주었고, 내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등을 살살 쓸어내렸다. 그러다가 후크를 한 번에 탁! 한 손으로 탁! 푸는데, 오오! 나는 허벅지 안쪽에 힘이 절로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요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고 약간 달뜬 숨을 내뱉는 내 소리만이 방안의 적막을 깨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정말.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고요했다. 나는 몸을 누워서 그를 받아들이면서 약간 인상만 쓰고 숨소리조차 크게 내뱉지 않는 그를 올려다봤다. 내가 소리를 내니깐 그는 완전 맨살인 내 등을 쓸어 만지며 쉬이쉬이- 옆방 들리라 하며 조용히 시켰다.
 
뭐지?
 
적막의 섹스. 내가 별로인가? 멍하니 그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내 골반을 잡고 자기 쪽으로 휙 당기더니 허리를 들어 내 몸을 돌리게 했다. 뒤치기! 오, 이제 그가 제대로 흥분했나? 근데 그는 뒤로 하면서 아주 정확하게 일정한 박자로 메트로놈처럼 탁. 탁. 탁. 박기만 했다.
 
나는 내 눈앞에 보이는 침대 머리판을 보여 이게 뭔지,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는 말도 없이 사정했다. 히에에엑? 사정을 하는데도 박자는 빨라지지 않았다. 그는 인간 메트로놈이었다. 탁. 탁. 탁. 푸슝- 이런 느낌. 시발, 심지어 싼다는 말도 없었고 다 싸자 그는 나를 돌려 안아 자기 품 안에 가두었다. 뭐야, 끝이야? 끝이야?! 나는 속으로 울부짖었다.
 
그리고 그가 물었다.
 
"좋았어?"
 
그의 얼굴엔 만족의 선홍빛 열기가 떠있었다.
 
잠시 쉬나 싶더니 그는 3~4분 후에 바로 발기했다. 근데 좆대가리가 너무 커서 자꾸 옆으로 좆이 쓰러졌다. 여의봉이라고 치기엔 좆기둥이 너무 얇아 면봉 같았다. 그의 좆을 손으로 만져주면서 신기한 듯 쳐다보자 그가 귀엽다는 듯이 물어왔다.
 
"왜, 얼른 넣고 싶어서 그래?"
 
아니, 네 좆 이상하게 생겨서 쳐다보는 건데요. 차마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아니, 오빠 좀 더 흥분하면 넣자."
 
이번엔 내가 그를 달랬다. 그는 씨익 지상 최대의 섹시남에 빙의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내 팔을 잡고 자기 쪽으로 당겨서 삽입을 시도했다.
 
"젖어있는데?"
 
아까 네가 넣은 콘돔에 묻어있는 윤활제인데요. 존나 비매너인 너님이 콘돔 빼고 나서 저 닦아주지도 않고 씻으러 못 가게 계속 안고 계시고 또 바로 떡치자고 달려들어서 그냥 남아있는 잔여물인데요. 입안엔 여러 가지 말들이 맴돌았지만 난 차마 내뱉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삽입했다. 나는 세컨드 라운드가 본 게임일 거라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빌고 있었다. 그러자 역시 적막의 섹스. 인간 메트로놈. 탁. 탁. 탁. 굿거리도 자진모리장단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정확하게 탁, 탁, 탁. 그리고 또 말 없는 피슝-.
 
그리고 또 그는 나를 끌어안고 놔주질 않았다. 난 속으로 시발 너만 가면 다야? 라고 소리 질렀지만 그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이번엔 좀 후유증이 길었는지 한 10분 뒤에 또 면봉 좆이 발기하면서 옆으로 휙 쓰러졌다.
 
나는 억지로 힘든 척하며 말했다.
 
"자기야, 아까 섹스가 너무 격렬해서 더는 못할 것 같아."
 
그러자 그는 얼굴이 붉어져서 섹스라니- 너무 적나라하다. 부끄러워했다. 나는 구겨지는 인상을 내 심연 깊숙이 밀어 넣으면서 "어어, 오빠 잘하네"라고 대충 대꾸하고 품에서 재빠르게 벗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곤 화장실 외부 창문을 열어 담배를 피웠다.
味女
맛있는 여자, 맛보는 여자
 
· 주요태그 섹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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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뭐하지 2020-08-21 06:40:06
앜ㄱㅋㅋㅋ 진짜 담배 땡기는 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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